전기차 차급·차종 다변화...선택폭 넓어지고 대중화 속도

소형·준중형 위주이던 전기차 선택 폭이 넓어진다. 올해 초소형부터 대형까지, 크기는 물론 SUV나 스포츠카 등의 차종까지 전기차가 확대된다. 소비자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저변도 함께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의 보급형 모델 위주로 전기차를 개발했던 전략을 바꿔 소형 보급형부터 고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기차를 3~4년 내에 출시한다.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전기차를 포함해 2020년 친환경차 제품군 계획을 28종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 현대차는 2020년 친환경 자동차 28종 제품군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종류를 더 추가하는 안을 추진하면서 기존 계획보다도 늘리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운전 재미를 위한 고성능 자동차와 제네시스급 고급 승용차를 전기차 제품군에 포함시키기 위해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2020년 친환경차 제품군은 30종가량으로 예측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CES 2017에서 “현대자동차는 고객이 원하는 어떠한 종류의 친환경차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SUV 전기차도 출시된다. 우선 기아차가 올해 소형 SUV인 니로 전기차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20㎞에 이르는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내년에 출시할 전기차 SUV는 아이오닉이나 니로와는 다른 새로운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출시된다.

기아차 소형 SUV 니로
기아차 소형 SUV 니로

올 하반기에는 르노삼성자동차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국내에 출시된다. 초소형 2인승 트위지가 시장 개척형 모델인만큼 르노삼성차는 기업 공급모델인 B2B 시장부터 공략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자동차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르노삼성자동차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테슬라 모델 S도 국내 전기차 시장을 다변화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는 모델 S를 국내 출시하기 위해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기차 기반 SUV와 스포츠카 개발이 한창이다. 재규어는 지난해 말 첫 전기차로 SUV를 내놓기로 하고, 콘셉트카 아이 페이스(I-PACE)를 공개했다. SUV이면서 트윈 전기모터가 400마력에 달하는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차량이다.

재규어 I-페이스 콘셉트
재규어 I-페이스 콘셉트

포드는 2020년 480㎞(300마일) 이상 주행이 가능한 소형 SUV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뉴 비틀 전기 스포츠카를, 인피니티는 2020년에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스포츠카를 출시한다.

업체들의 전략은 전기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나온 전기차는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문제로 대부분 소형이나 준중형 정도에 불과했다. 테슬라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고급 세단·스포츠카 전기차를 내놓아 성공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이나 준중형인데도 가격은 중형 이상 가격이어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고급차나 SUV까지 나온다면 전기차 시장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