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V20`까지 이어온 혁신 DNA, 차근차근 쌓아온 `LG`

`마라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바로 `페이스메이커`다. 우승후보가 좀 더 잘 달릴 수 있도록 앞장서서 페이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 붙여진 명칭이다. 물론 뛰어난 페이스메이커는 우승을 거머쥐기도 한다. 실제로도 그러한 사실을 꽤 쉽게 접할 수 있다.

LG전자에게 있어 우승후보는 플래그십 라인업인 `G` 시리즈다. 2012년 9월 `옵티머스G`를 시작으로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 2017에서 공개되는 `G6`까지 5년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G` 시리즈의 완성도를 더 높여준 페이스메이커가 2015년 첫 출시된 `V`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이제는 페이스메이커를 넘어 우승후보로까지 떠오르고 있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LG전자는 지난해 내구성과 오디오, 사용자경험을 한층 더 강화한 `V20`를 출시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내구성과 오디오, 사용자경험을 한층 더 강화한 `V20`를 출시했다.

◇ `본다`에서 `듣다`로 패러다임 전환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말 그대로 제조업체 대표성을 띄고 있는 간판 모델이다. 때문에 최고 성능과 최상의 기능을 다수 투입 되는 게 다반사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 주체는 사용자가 아니라 스마트폰 그 자체였다.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갖기 위해 제조사들은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상향평준화되면서 주체가 스마트폰이 아닌 사용자로 전이됐다. 비슷한 스펙과 성능을 갖춘 모델을 타사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최고 성능이 아닌 `보다 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 돼야 했다. `최고`보다는 `최적`이 필요했다.

LG전자는 뒤집기를 시도했다. `최고`에 매달리기보다는 사용자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최적`의 기능을 고안했다. 좀 더 명확한 사용자경험(UX)을 위해서 일명 `시티 어드벤처러`로 대상을 한정하고 스마트폰을 설계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V10`이 첫 결과물이다.

V10 콘셉트는 명확했다. `보는 폰`이 아니라 `듣는 폰`을 표방했다. 사실 사운드는 스마트폰 성능 중 크게 부각되지 않는 부차 기능으로 치부됐다. 스마트폰은 그간 `보는 폰`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해상도는 2K 2560×1440까지, 크기는 3인치에서 6인 치대까지 근접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성향 중 `본다`라는 행위를 강조해왔다. 디스플레이가 출력뿐만 아니라 주요한 입력장치임을 감안했을 때 이러한 특징이 더 부각된다.

LG전자는 V10에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에 주로 쓰이는 DAC를 설계하는 ESS의 사브르(Sabre) 32비트 DAC를 적용했다. 기존 스마트폰 대비 최대 신호 대 잡음비(SNR) 120dB, 왜곡율(THD) 0.008% 수준 성능을 뽐낸다. DAC는 디지털로 들어오는 음원을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주는 칩셋이기에 오디오 성능의 중요 부분을 차지한다.

보다 원음에 가까운 고해상도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업비트&업샘플링` 기술로 기존 음원 포맷도 더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게 재생해준다. 고성능 외장 DAC에 있는 출력 게인(Gain) 조절 기능으로 다양한 헤드폰에 최적화된 볼륨과 풍부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보는`폰에서 `듣는`폰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린 LG전자 `V10`
`보는`폰에서 `듣는`폰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알린 LG전자 `V10`

이 밖에도 `V10`은 스테인리스 스틸 316L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후면부터 이어지는 실리콘 소재 듀라 스킨은 부드러우면서도 유연한 특성을 갖춘 소재로 손에 폭 들어온다. 퀀텀 IPS 디스플레이를 통해 색재현율과 휘도, 명암비를 개선했다. 세컨드 스크린은 메인 디스플레이를 켜거나 잠금을 해제하지 않고도 필요한 기본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전면 듀얼 카메라와 함께 비디오 전문가 모드가 새롭게 도입됐다.

`페이스메이커` V10의 DNA는 그 다음 해 출시된 `G5`에 그대로 이식됐다. G5는 퀀텀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통해 하이파이 음원을 재생할 수 있게 했다. 퀄컴 aptX HD를 지원해 블루투스에서도 24비트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카메라도 모듈을 통해 사용자경험이 강화됐으며, 다양한 전문가 모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V10`은 시티 어드벤처러를 대상으로 유익한 사용자경험(UX)을 대거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부상했다.
LG전자 `V10`은 시티 어드벤처러를 대상으로 유익한 사용자경험(UX)을 대거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부상했다.

◇ 강화된 내구성·향상된 오디오·능동적 카메라

지난해 출시된 두 번째 V 시리즈 `V20`는 V10과 마찬가지로 내구성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휴대성까지 아울렀다. 전작이 페이스메이커 역할로 마라톤 42.195㎞ 중 30㎞를 책임졌다면, 이제는 남은 12.195㎞를 뛸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전작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보다 단단해졌지만 무게는 192g으로 LG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무거웠다. V20은 스테인리스 스틸 대신 항공기와 요트 등에 주로 쓰이는 알루미늄 AL6013으로 교체하고 상하단은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Si-PC) 소재를 채택해 173g까지 무게를 줄였다.

내실 있는 설계로 충격 완화와 파손 위험으로부터 기기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V20` 내구성 테스트를 위해 약 50번 가까이 떨어뜨렸지만, 떨어지는 바닥면에 따라 상하단에 스크래치가 집중됐을 뿐 기기 자체는 멀쩡했다. 전면 액정과 전후면 듀얼 광각 카메라 부분은 손상이 없었다. 이상 없이 작동했다.

오디오 기능 역시 보다 강화됐다. 전작에 이어 V20는 협력폭도 늘었다. ESS, B&O플레이, 퀄컴 등과 협력해 오디오 성능을 더 끌어 올렸다.

ESS 32비트 사브르(Sabre) ES9218 하이파이 쿼드 DAC가 장착됐다. 전작은 싱글DAC를, G5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에는 듀얼 DAC를 지원했다면, V20는 무려 네 개의 DAC가 결합됐다. 쿼드 DAC는 싱글 대비 잡음을 최고 50%까지 줄여준다. 잡음이 줄어 좀 더 명료한 소리를 들려준다.

LG전자는 ESS와 협업해 전력효율을 20% 더 끌어올렸다. 고성능 DAC 탑재는 그만큼 전력이 더 필요하지만 V20는 헤드폰 앰프를 통합하고 스마트폰에 최적화하면서 전력 고민을 해결한 케이스다.

하이파이 음원은 `B&O 플레이`의 음색 튜닝 기술이 더해져 재생된다. 뱅앤올룹슨은 `정직한 소리`를 들려주기로 유명하다. 왜곡 없는 균형 잡인 사운드를 구현한다. 번들 이어폰 튜닝에도 B&O 플레이가 함께 했다.

유선이 아닌 블루투스 무선 연결은 퀄컴 `aptX HD 오디오 코덱`의 도움을 받아 24비트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LG전자는 리시버를 통해서도 이 코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톤플러스 HBS-1100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LG전자 V20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LG전자 V20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LG전자는 V20를 통해 `보는 폰`에서 `듣는 폰`으로, 다시 `찍는 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후면 듀얼카메라를 적용하고, 레이저와 위상차, 콘트라스트 오토 포커스 기능을 통해 초점을 동시 측정해 맞춰준다. 자이로센서 기반 `전자식 손떨림 방지(EIS)`와 피사체 위치를 분석하는 `디지털 이미지 보정(DIS)` 기능이 추가됐다.

하이파이 녹음도 지원한다. 좀 더 날 것의 소리를 녹음해준다. 지향성 녹음을 통해 주변 소음을 억제할 수도 있다. 고음질 녹음은 콘서트 녹음과 사용자 설정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콘서트 모드는 주변 소음을 최소화하면서 노랫소리 굴곡을 잘 표현해준다. 사용자 설정의 `스튜디오 모드`는 MR 등을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함께 녹음할 수 있다.

향후 출시될 `G6`에는 그간 G 시리즈에서 선보인 강점과 V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혁신이 더해지면서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출시될 `G6`에는 그간 G 시리즈에서 선보인 강점과 V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혁신이 더해지면서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V`와 `G`의 만남, 시너지 효과 기대

오는 2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 2017에서 공개되는 신규 스마트폰 `G6`에도 `V`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혁신이 대거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작 V20는 미국 국방부 군사표준 규격인 `MIL-STD 810G`를 획득한 바 있다.

우선 내구성이다. LG전자는 G6에 발열량을 낮추고 배터리 안정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히트 파이프(Heat Pipe) 채택 등 대폭 향상된 방열성능과, 국제 기준 이상의 배터리 테스트 및 다양한 극한 조건을 동시에 적용한 `복합 환경 검사`로 안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구동 중에 발생하는 열이 배터리로 전달돼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스마트폰 방열성능을 대폭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열전도와 확산에 탁월한 구리 소재의 `히트 파이프`를 채택한다. 스마트폰 내부 열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주 발열 원인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온도를 약 6%에서 10%까지 낮춰준다.

발열이 많은 부품 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해 열이 한 곳에 몰리지 않고 분산되도록 방열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했다.

배터리 자체의 안전성 테스트도 강화, 국제 기준보다도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품질을 검증한다. 배터리 열 노출 시험은 미국(IEEE1725)과 유럽(IEC62.133)의 국제 기준 규격보다 15% 이상 높은 온도로 테스트를 실시한다. 날카로운 못으로 배터리 중앙을 찌르는 관통 테스트, 일정 높이에서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리는 충격 테스트도 실시한다.

제품 품질 테스트를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실사용 환경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제품을 테스트하는 기존 `가속 수명 시험`을 더욱 강화한 `복합 환경시험`을 도입했다.

외부적으로는 AS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순차 도입한다. 휴대폰의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스마트 닥터` 앱에 인공지능을 적용한다. 진단항목도 기존 대비 약 40% 늘렸다. 총 36개 항목에 대해 꼼꼼하게 관리한다.

`퀵 헬프` `LG전자 원격상담` 등 스마트폰 원격 서비스에 기본 대비 수십 배 빠르고 정확해진 최신 로그 분석 기법을 적용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오류를 분석하는 속도는 빨라지고 정확도도 높아진다. `퀵 헬프` 앱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하루 24시간 언제든지 전문가와 1대1 채팅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V 시리즈의 `세컨드 스크린` UX는 18대9 화면비의 5.7인치 모바일용 QHD+ LCD로 진화 발전한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소비와 멀티태스킹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맞춰 18대9 화면비를 채택했다.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인터치 기술이 적용돼 더 얇고 가벼워진 G6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기존 QHD LCD 대비 투과율을 10% 높여 야외시인성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소비전력을 30% 더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