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기춘·조윤선 재소환…청와대 압수수색은 설 이후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을 24일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두 사람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집행에 박 대통령 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청와대 압수수색은 설 이후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검, 김기춘·조윤선 재소환…청와대 압수수색은 설 이후로

김 전 실장은 이날 예정된 시간보다 30분가량 늦은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도착, 조사를 받았다. 조 전 장관은 오후 2시쯤 특검에 출석한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혐의와 문체부 1급 공무원 인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최순실 씨 국정 개입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 지시를 받은 김 전 실장 주도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됐고, 교육문화수석을 거쳐 문체부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한 조 전 문체부 장관은 명단 작성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블랙리스트 작성 시점이 세월호 참사 발생 한달 뒤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작성 목적이 세월호와 관련한 문화예술인 활동 차단에 있었다는 의혹도 커진 상태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확보된 진술 등을 재확인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갔다. 필요하다면 대질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앞서 유 전 문체부 장관은 23일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김 전 실장이 사실상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이어 특검 조사에서도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한 법원 영장 실질심사도 이뤄졌다. 특검은 업무방해와 위증 혐의로 최 전 총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특검은 김경숙 전 이화여대 학장과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 이인성 전 교수도 구속했다.

특검은 대통령 대면 조사에 앞서 압수수색도 추진한다. 수사 진행상 설 연휴 이전에 청와대 압수수색은 어렵다고 판단, 2월 초 추진에 무게를 뒀다. 압수수색 장소로는 대통령 관저, 의무실, 경호처, 민정수석실, 비서실장실, 정무수석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