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더스트리 4.0과 해양과학 연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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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더스트리 4.0과 해양과학 연구의 미래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해안과 바다의 무궁한 자원은 사람과 산업을 바다로 끌어들이고 있다. 반면에 해양에서 발생한 태풍·엘니뇨·너울 같은 자연재해는 도로, 모래사장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우리의 삶과 가깝지만 미지의 세계인 바다를 우리와 잘 연결시켜 주는 중매자가 바로 해양과학이다. 해양과학은 바다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혜택을 최대한 얻고 바다에서 받을 수 있는 피해는 최소화하는, 이성에 따르는 대응을 뜻한다.

최근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혁신 기술 발전은 새로운 산업화 시대인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을 앞당기고 있다. 해양 자원의 한 차원 높은 효율 활용과 함께 슈퍼문, 여름철 태풍으로 인한 해양 재난 예방을 위해서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빅데이터, IoT, 로봇, 인공위성, 드론 기술과 해양과학기술의 융·복합이 필요하다.

인간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바다 위 또는 수중에서는 IoT를 활용해야 바람·수온이나 생물 등 해양 상태를 관찰하고, 관찰한 자료를 육상에 있는 개인에게 전달할 수 있다. 최근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IoT는 센서를 부착한 모든 사물 간 다방향 소통을 말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통영해상과학기지에서는 음향적조 센서를 설치하고 해면이나 수중 상황(수온, 해수 색, 해면 상태, 물고기 상태 등)을 전송하고 있다. 바람·기온·기압·일사량·일사분광스펙트럼 등을 관측하는 무인 기상 관측 장치를 바다에 나가는 5척의 연구선단에 부착해 이들 장비에서 센싱하는 해양·기상 자료와 특별 관찰, 시료 채취 활동 결과를 본부로 전송하고 있다.

IoT와 더불어 로봇, 드론, 인공위성을 활용한 데이터의 수집은 양과 속도 측면에서 이전과 비교되지 않는다. 해면에서 비행하다가 수직으로 날아올라 공중에서 비행하기도 하고 수중으로 들어가서 잠행하기도 하는 수공양용 드론도 현재 개발되고 있다. 개발팀은 이 드론에 센서를 부착해 바다의 특정 타깃을 센싱하고, 그 자료를 무선으로 선박이나 육상 연구자에게 전달하는 등 연구자가 내린 명령을 드론이 수행하도록 하는 드론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천리안 해색위성은 해면으로부터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에서 해양 환경을 관측하고 있다. 전 세계 연구자와 정부기관이 생산하는 엄청난 자료도 이제는 거의 대부분이 공유되고 있다. 결국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을 효율 높게 자동화, 이전에는 불가능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수단이 된다.

대용량 데이터 축적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더욱 정확한 환경 예측과 과학 원리 사실을 드러내는 원동력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는 현재 72시간 동안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바람, 기온, 수온, 조류, 파랑을 예측해 주는 해양수치 모형을 운용하고 있다.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활용, 단순 수치 데이터를 고급 예측 서비스라는 새로운 가치를 생산한다. 앞으로 더욱 높은 수준 연구와 고급 정보 서비스를 위해서는 획득한 자료를 처리하고 새로운 발견과 모형을 구성 및 검증하는 강력한 연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KIOST는 연산 오픈 랩 설치 운영과 그래픽 가속기 기반 슈퍼컴퓨팅 설비를 구축하는 첫걸음을 지난해 시작했다.

해양연구 사업은 태생 상 4차 산업혁명 핵심 요소와 기능을 나름대로 수행하고 있다. IoT와 무선통신 기술은 해양과학 연구 사업을 더욱 확장시켜 주고, 기존 연구의 인프라 성능을 수백배 높여 줄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해상이든 오지든 무인도든 필요한 곳에 전력 생산, 컴퓨팅과 통신 설비를 구축해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해양과학에 융합해 나간다면 해양 자원을 더 효율 높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홍기훈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ghhong@kio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