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없애는 소재 나온다...KIST, 준결정 구조에서 `빛 정지현상` 발견

파동의 국부화 현상(Wave Localization)의 개략도
파동의 국부화 현상(Wave Localization)의 개략도

국내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준결정 구조 내에서 빛이 정지하는 국부화 현상을 발견했다. 준결정 구조 소재를 개발해 층간소음을 해결하고, 빠르고 정확한 광통신을 위한 광섬유 개발 등 가능성을 열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허가현 KIST 박사 연구팀이 이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준결정은 결정(Crystal)과 비정질 소재 특성을 동시에 지니는 새로운 형태 소재다. 산란체가 일정하게 병진·회전 배열이 돼 있는 결정구조와는 달리 부분적으로 회전 배열만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동의 국부화 현상(Wave Localization)은 빛과 소리 등 파동이 소재를 통과할 때 소재 내에 존재하는 산란체에 충돌하고 다중산란을 일으켜 물질 내부에서 파동이 정지하는 현상이다.

준결정의 광밴드(Photonic band)를 예측하기 위한 투과도 시뮬레이션 개략도와 결과. a. 외부에 광원을 배치하고 준결정을 회전시키면서 투과도를 측정함. b. 준결정의 투과도 패턴. 결정의 투과도 패턴에 비해 불분명하지만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확인함. c. 준결정의 투과도 패턴이 나타나는 부분에서 시간에 따른 파동의 세기를 측정함. 파동의 국부화 현상으로 인해 파동이 확산성으로 이동하는 경우에 비해 그 세기가 감소하는 양상이 늦어지는 것을 발견함.
준결정의 광밴드(Photonic band)를 예측하기 위한 투과도 시뮬레이션 개략도와 결과. a. 외부에 광원을 배치하고 준결정을 회전시키면서 투과도를 측정함. b. 준결정의 투과도 패턴. 결정의 투과도 패턴에 비해 불분명하지만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확인함. c. 준결정의 투과도 패턴이 나타나는 부분에서 시간에 따른 파동의 세기를 측정함. 파동의 국부화 현상으로 인해 파동이 확산성으로 이동하는 경우에 비해 그 세기가 감소하는 양상이 늦어지는 것을 발견함.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했다. 산란체가 공간적으로 일정하게 배열돼 있는 `결정질` 소재와 산란체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비정질` 소재의 중간적인 성격을 지니는 준결정 소재에서 파동 국부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고 그 메커니즘을 밝혔다.

연구팀은 산란체 위치가 정확하게 결정돼 있는 준결정 구조를 이용해 파동 국부화 현상을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광섬유에 응용하면 기존 정보와 신호전달 체계를 개선해 빠르고 정확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중산란으로 파동이 증폭되는 레이저 시스템에 적용하면 특정 주파수 빛을 강하게 방출할 수 있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레이저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결정 구조를 방음벽에 이용하면 아파트 층간소음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결과는 물리분야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1월 9일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