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준결정 구조 내에서 빛이 정지하는 국부화 현상을 발견했다. 준결정 구조 소재를 개발해 층간소음을 해결하고, 빠르고 정확한 광통신을 위한 광섬유 개발 등 가능성을 열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허가현 KIST 박사 연구팀이 이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준결정은 결정(Crystal)과 비정질 소재 특성을 동시에 지니는 새로운 형태 소재다. 산란체가 일정하게 병진·회전 배열이 돼 있는 결정구조와는 달리 부분적으로 회전 배열만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동의 국부화 현상(Wave Localization)은 빛과 소리 등 파동이 소재를 통과할 때 소재 내에 존재하는 산란체에 충돌하고 다중산란을 일으켜 물질 내부에서 파동이 정지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했다. 산란체가 공간적으로 일정하게 배열돼 있는 `결정질` 소재와 산란체가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비정질` 소재의 중간적인 성격을 지니는 준결정 소재에서 파동 국부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고 그 메커니즘을 밝혔다.
연구팀은 산란체 위치가 정확하게 결정돼 있는 준결정 구조를 이용해 파동 국부화 현상을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광섬유에 응용하면 기존 정보와 신호전달 체계를 개선해 빠르고 정확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중산란으로 파동이 증폭되는 레이저 시스템에 적용하면 특정 주파수 빛을 강하게 방출할 수 있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레이저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준결정 구조를 방음벽에 이용하면 아파트 층간소음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결과는 물리분야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1월 9일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