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소기업 수출, 안심하기엔 이르다

[기자수첩]중소기업 수출, 안심하기엔 이르다

암울하기만 하던 수출 전선에 희소식이 들려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2% 늘었다. 중소기업 수출 증가가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우리나라 총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한 증가세다. 대기업 집단 지정 기준이 지난해 9월 개정되면서 중소·중견기업이 우리나라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5%로 추산된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수출 지원책도 역할을 했다. 기업 수출을 지원하는 기관장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올해 초 중소·중견기업 수출 비중 50%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3.4% 반등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그러나 연이은 낭보에도 우려는 감출 수 없다. 매년 쏟아지는 중소기업 수출 지원 프로그램에 기업인 반응은 예상보다 싸늘했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인은 “정부가 운영하는 현지 진출 지원 사업을 이용했지만 소수 지원 인력이 너무 많은 기업을 담당하느라 버거워하더라”면서 “업계 전문 지식이 있어야 실질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실무자를 만나 이런 부분을 처음부터 하나씩 가르치는 것도 기업으로선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고 토로했다.

다른 중소기업인은 “담당자가 걸핏하면 교체돼 수출 지원 노하우와 현지 네트워크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중기청이 발표한 2016년 중소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91%가 내수 기업에 머물렀다. 내수 기업 가운데 해외 진출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0%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수출 증가에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정책 성공으로 보기에는 개선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기존의 수출 지원 정책을 심층 점검, 개선할 때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