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LG디스플레이, 왜 10세대 OLED에 힘 싣나

[해설] LG디스플레이, 왜 10세대 OLED에 힘 싣나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을 세계 최초로 투자하는 것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기술과 비용 측면에서 모두 따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8세대보다 10세대에서 50인치 이상 패널을 효율 높게 양산할 수 있다. 세계에서 대형 OLED 양산 경험이 유일하기 때문에 앞으로 LG디스플레이가 TV 패널 시장 선두 자리를 독주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초대형 OLED 기판 규격을 11세대가 아닌 10세대로 결정한 것은 생산할 여러 패널 크기를 검토, 가장 효율 높은 기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통 10세대(2880×3130)보다 11세대(3000×3320)에서 50인치 미만 패널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주요 대형 패널 규격인 50, 55, 60, 65인치는 생산량이 동일하다. 70인치는 10세대에서 4장, 11세대에서 8장을 각각 생산할 수 있어 차이가 난다. 75인치와 85인치는 생산량이 동일하다. 10세대와 11세대에서 모두 75인치는 4장, 85인치는 3장을 각각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OLED 패널을 양산하면 10세대와 11세대 LCD에 투자한 중국 패널 제조사가 치명타를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 진입을 위해 퀀텀닷(QD) 필름을 적용하고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 TV 시장이 대형화 추세로 흐르자 10세대 이상 마더글라스에서 60인치 이상 패널을 양산, 생산 원가를 최대한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썼다.

대형 OLED 패널을 10세대에서 양산하면 OLED TV 가격도 가파르게 떨어진다. LG디스플레이가 55인치 UHD 패널에서 골든 수율을 달성했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 10세대에서 60인치 이상 크기의 패널을 찍어낼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초대형 LCD와 경쟁할 만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전문가는 “일반 소비자도 OLED TV와 LCD TV 간 색감 표현이나 화질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OLED에 강점이 있다”면서 “OLED TV 가격이 더 낮아지면 LCD TV보다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OLED TV를 선택할 확률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OLED는 이미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넘어 중급형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출했다. 세계 TV 시장에서 아직 OLED 비중은 미미하지만 생산 원가가 낮아지고 물량이 늘어나면 프리미엄 TV를 시작으로 점유율을 더 확대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패널 양산 기술력을 갖춘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BOE가 LG디스플레이와 동일한 화이트OLED(WOLED) 방식 패널을 생산해서 스카이워스에 공급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시험 생산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6일 “당장 대형 LCD 시장을 OLED가 대체할 수는 없지만 10세대 OLED 투자는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발판이 될 것”이라면서 “높은 기술 난도와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져서 중국이 쉽게 따라잡기 힘든 수준으로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