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가요] 원더걸스의 시작과 끝, 2월 10일을 ‘그려줘’

[ON+View|가요] 원더걸스의 시작과 끝, 2월 10일을 ‘그려줘’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원더걸스, 그리고 원더풀(팬클럽)에게 2월 10일은 잊히지 않을 날짜가 됐다. 2월 10일은 원더걸스가 데뷔해 세상의 빛을 본 날임과 동시에 다사다난한 시절을 지나 각자의 길을 찾아가기로 한 날이다.

최근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와 원더걸스의 재계약을 앞두고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아 팬들의 기대와 불안감이 커졌다. 그리고 결국, 원더걸스는 소속사를 통해 공식 해체 사실을 알렸다. 멤버 유빈과 혜림은 재계약을 맺기로 했으며, 선미와 예은은 JYP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놀라웠던 것은, 원더걸스의 계약만료 시점이 다가왔을 당시 모두가 팀 지속을 바랐다는 점이다. ‘이러다 진짜 재계약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팬들뿐만 아니라, 모든 대중들이 원더걸스의 지속을 원했다.

해체 사실을 발표했을 때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원더걸스는 최근까지도 팀 콘셉트를 재편해 신곡까지 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특히 원더걸스는 2세대 아이돌의 언저리에 있었던 그룹이다. 다른 팀이 해체하고 떠난 이후에도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기에 팀의 존재가치는 충분했다.

사진=엔터온뉴스 DB
사진=엔터온뉴스 DB

원더걸스가 활동한 기간은 꼬박 10년. 그동안 멤버도 바뀌고 뼈아픈 해외진출 경험 등 힘들었던 일도 많았지만, 의미 있는 일도 많았다. 원더걸스는 ‘노바디’ ‘소 핫(So Hot)’ ‘아이러니’ 등 수많은 명곡을 배출했다. 더 나아가 복고열풍을 일으키고 커버 신드롬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원더걸스가 지내온 10년은 대중과 함께 보낸 날이기도 하다. 노래로 기억을 추억하는 대중들에게 원더걸스의 발자취는 각자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값진 흔적이다. 실제로 당시 아이돌의 주 소비층이었던 이들은 현재 20대가 되었고, 원더걸스의 해체 소식에 자신들의 10대를 회상했다.

이제 원더걸스는 긴 여정을 끝내고 진짜 추억으로 남는다. 원더걸스는 뜻깊은 날짜인 2월 10일, 마지막 신곡 ‘그려줘’를 발표했다. ‘그려줘’는 멤버 유빈과 예은이 작곡가 홍지상과 함께 작업에 참여했으며, 작사도 맡았다.

멤버들이 직접 전한 이야기는 흐뭇했고 아련했으며 먹먹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멜로디여도 이별은 아프고 슬플 수밖에 없다. 원더걸스는 ‘벌써 너를 처음 본 계절이 여기 다시…그때이 우릴 꺼내와 내게/그토록 서로를 원했던 따스한 봄을’이라며 시작과 끝이 맞물린 지점을 회상한다.

[ON+View|가요] 원더걸스의 시작과 끝, 2월 10일을 ‘그려줘’

그러곤 자신들을 기억해달라고 한다. ‘그려줘 어리고 순수했던 날’ ‘수많은 그림 속에 담긴/ 너와 내 스토리 / 그 순간들 잊지 않고 /기억해 우리’라면서 함께했던 날들을, 그리고 ‘나를’ 그려달라고 노래한다.

원더걸스의 ‘그려줘’ 중 가장 큰 메시지는 ‘둘이서 물들인 색챈 진해져만 가 / 흐려지지 않을 거야 절대’라는 가사에서 느낄 수 있다. 앞서 멤버들은 “우리 서로가 그리워질 때, 그리고 보고 싶을 때, 우리의 추억이 담긴 노래들을 들으며 치유가 되길 바란다. 많이 힘들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힘이 되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억은 다시 되돌릴 수 없지만, 추억은 가슴에 영원히 남는다. 원더걸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대중과 팬들은 지금껏 지나온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2월 10일을 그릴 것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