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제약그룹,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 진출...의료데이터戰 본격화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제약그룹이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다. 제조업 기반의 전통 제약 산업이 정밀의료 서비스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병원, 약국, 환자로 이어지는 고객군을 고루 확보한 대형 제약사 가세로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14일 디지털헬스케어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계열사 한미IT는 건강관리 서비스 `라이프그래프`를 올해 안에 상용화한다. 대웅제약도 정보기술(IT) 관계사에서 서비스 상용화를 시도한다. 두 회사 모두 제약업계 매출 5위권에 드는 상위 기업이다. 제약업계의 헬스케어 서비스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미IT `라이프그래프`는 흡연, 당뇨, 혈압 등 건강 위협 요소를 파악하는 맞춤형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015년에 개발,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다.

한미IT는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의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시범 사업 참여 이후 올해 사업화에 착수했다. 미래부는 복지부와 공동으로 만성질환 위험군을 선정,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와 민간병원에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70억원을 투입, 확대 운영한다.

한미IT는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 눔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라이프그래프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 눔 등이 제공하는 건강관리 앱을 결합한다. 한미IT 컨소시엄과 민간병원이 제공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로 만성질환 위험군의 질병 악화를 예방한다.

대웅제약도 관계사 인성 정보, 엠서클 등을 활용해 건강관리 서비스 사업을 준비한다. 서비스 형태는 한미IT와 유사한 만성질환 위험군 건강관리로 예상된다. IT 관계사를 포함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과 포괄 협업한다.

세계 정밀의료 시장 규모(자료: LG경제연구원)
<세계 정밀의료 시장 규모(자료: LG경제연구원)>

제약업계의 헬스케어 서비스 사업은 의약품 개발·판매 데이터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제약사는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환자 임상 정보가 상당하다. 반면에 잠재 고객인 질병 위험군 정보는 부족하다. 헬스케어 서비스로 신약 개발, 수요 발굴, 판매에 활용 가치가 높은 만성질환 위험군 데이터를 확보한다.

현대의학은 신체, 임상, 유전체, 라이프로그(생활습관) 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밀의료로 대변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헬스케어를 포함한 세계 정밀의료 시장은 2025년 13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개인 맞춤형 의약품 개발, 판매를 위한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국내 제약사 대부분은 `바이오 빅데이터` 대응에서 걸음마 수준이다.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 열악한 뿐만 아니라 분석 플랫폼을 갖춘 곳도 거의 없다.

한미IT 관계자는 “IBM 왓슨 등도 데이터 확보에 중점을 둔다”면서 “단순히 서비스 매출을 넘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시장 변화도 예측된다. 그동안 헬스케어 시장은 병원과 이를 연계한 중소 앱 개발 업체가 주도했다. 의약품 임상 경험과 병원, 환자라는 대형 고객을 보유한 제약 계열의 IT 기업이 뛰어들면서 생태계를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병원과 환자, 약국 등 보건 산업 핵심을 모두 고객군으로 확보한 제약사가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까지 진출하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서비스로 확보한 데이터를 의약품 개발, 판매에 활용한다면 제조업에 머물러 있는 제약 산업도 첨단 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