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규제혁신` 실천 의지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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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핀테크를 최우선 규제 개혁 분야로 정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신산업 규제 선제 개선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AI의 법 책임 범위다. AI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을 명확히 했다. 책임 범위와 입증 책임 등 부문별 손해배상 법제를 정비한다. 특화보험 서비스도 검토한다.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VR 규제 혁신이 현실성이 있다. VR 콘텐츠 심의 때 탑승기구 검사를 면제하고, 체험 시설의 높이 제한도 완화했다. 음식점이 동시 입점할 경우 단일 비상구 설치를 허용,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 줬다. 핀테크는 개인간거래(P2P) 사업자의 총자산 한도를 완화했고, 금융권 오픈 플랫폼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 개혁 성과는 적지 않다. 전국 어디서나 자율주행차의 시험 운행이 가능해졌고, 드론을 활용한 신규 사업이 날개를 펼 수 있었다. 도장이나 자필 서명 이외에 음성 녹음 등 다양한 방법의 계약이 허용된 것도 규제 개혁의 결과다.

그럼에도 기업과 시장은 여전히 규제 혁신에 목이 마르다. 규제 혁신은 역대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 가운데 하나다. 현 정부도 규제 혁신 방안을 다섯 차례 발표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법과 제도가 이를 못 쫓아 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산업 활성화의 골든타임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민간이 마음껏 잠재력을 펼칠 수 있도록 마당을 마련해 줘야 한다. 미국 `리쇼어링`과 중국 `인터넷 플러스` 정책이 왜 등장했는지 살펴야 한다.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온·오프라인연계(O2O) 기업이 빅데이터 기반으로 왜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말로만 규제 혁신을 외쳐 봐야 소용이 없다. 시장에서 제대로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지, 산업에 잘 적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실천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소비자 중심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한 강소기업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