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S인증이 신뢰 받으려면

[기자수첩]KS인증이 신뢰 받으려면

정부가 지난달 국가표준(KS) 인증 데이터를 이(e)나라 표준인증 사이트에 모아 통합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11월 KS 지정 인증기관 통합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인증기관과 표준번호, 인증번호 같은 기초 항목은 물론 최초 인증 날짜와 행정 처분 여부까지 일목요연하게 확인하거나 검색할 수 있다.

이나라 통합 KS 인증 데이터는 공개된 뒤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준으로 검색하더라도 검색 날짜에 따라 다른 데이터가 나왔다. 지난 7일 이나라 표준인증 사이트에서 검색한 2014년 KS 인증 발급 건수는 715건이었다. 하루 뒤인 8일에는 738건으로 나왔다. 업체들이 2014년에 발급받은 인증서를 취소해 발급 건수가 줄 수 있지만 증가할 수는 없다. 시스템이 데이터를 정확히 잡아내지 못했다.

KS 인증 관리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도 데이터에 일부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지난 15일까지 이나라 표준 인증 사이트에서 KS 인증 통합 데이터 공개를 시범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들여 만든 통합 사이트에서 추출된 데이터가 완전하지 못한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신뢰가 핵심 근간인 인증제도 데이터는 한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KS인증 통계시스템은 조달청 등 정부 기관이 업체 인증을 확인하는 용도로 많이 쓴다”면서 “시범 운영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인증제도 신뢰를 위해 데이터에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나라 표준 인증 사이트의 데이터는 16일 현재 안정됐다. 그러나 여전히 실시간 연동은 되지 않았다. 인증 변경 일자도 데이터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KS 인증 기관 복수화 이후 업계 인증 기관 변경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KS 지정 인증 기관이 늘면서 업계 편의가 향상됐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온다. 반면에 일각에선 KS 인증 기관 간 경쟁 격화로 부실·편법 인증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지난해 중국 철강회사가 KS 인증을 악용하며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정부의 엄격한 관리가 더없이 중요하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