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로 승부하라`...영화, 부동산, 항공기로 대체투자 확대하는 중소형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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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들이 투자자산 다각화에 한창이다. 주식, 채권 등 기존 투자자산 수익률 저하와 초대형 투자은행(IB) 등장으로 인한 위기감 등이 작용했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항공기, 영화, 비상장 벤처기업까지 중소형 증권사 대체투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3일 영화배급사 쇼박스가 투자·배급하는 영화에 전액을 투자하는 `코리아에셋 SHOWBOX 문화콘텐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출시했다.

5년 만기 60억원 규모로 조성된 이 펀드는 3년간 쇼박스가 선보이는 모든 영화에 투자한다. 코리아에셋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추가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코리아에셋 관계자는 “개인보다 기관을 중심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며 “중소·벤처전문 사모펀드 도입에 맞춰 세제혜택도 기대할 수 있어 출시 시점을 2월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영화에 투자하는 첫 사례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중소·벤처기업 또는 이들이 출자한 프로젝트에 펀드 설정액 절반 이상을 투자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신영증권도 코리아에셋과 마찬가지로 영화배급사 NEW에 투자하는 펀드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벤처캐피털(VC) 중심 영화투자 시장이 사모펀드까지 넓어진 셈이다.

지난해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로 선정된 증권사는 벤처투자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IBK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코리아에셋 등 중기특화 증권사 모두 신기술금융업 인가를 획득, 벤처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미 기업은행, KDB캐피탈과 공동으로 90억원 규모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코리아에셋은 한국성장금융이 출자한 `KSM-크라우드 시딩펀드` 운용사에 선정됐다. 케이프투자증권도 최근 신기술금융업 등록을 마치고 코넥스활성화 펀드 운용사 선정에 뛰어들었다.

한 중기특화 증권사 관계자는 “벤처투자를 어떤 형식으로 소매에 활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검토 단계”라며 “현재로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추후 만들어질 기관투자자 전문 시장부터 공모 재간접펀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기자본 1조~3조원 규모 중견급 증권사는 부동산, 항공기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등 다른 대형 증권사와 차별화를 줄 수 있으면서도 자금 조달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계열사 대신F&I와 함께 부동산펀드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 한남동 고급아파트인 `한남 더 힐`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부동산 사모펀드를 14일 11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신영증권도 최근 금융당국에 헤지펀드 운용 등록을 마치고 부동산으로 투자 범위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금 라이선스를 무기로 부동산 금융에 강점을 보였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해외 부동산, 항공기 등 투자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일본 미즈호증권과 1조원 규모 항공기펀드를 결성했다. 제네럴일렉트릭(GE) 계열사가 보유한 20여대 항공기 중·후순위 채권에 투자하는 형태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 말 항공기 딜을 마쳤고, KTB투자증권은 국내외 항공기 리스사와 기관투자자 등을 초청해 국내 첫 항공기 금융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 등장으로 중견 증권사와 중소형사 모두 대체투자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기가 됐다”면서 “기존 자산이 아닌 새로운 투자 상품이 앞으로 꾸준히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 규제가 점차 완화되면서 부동산펀드, 벤처투자조합, 문화전문투자조합 등 산업발전을 위해 그간 개별법으로 묶여있던 펀드 영역으로 자본시장도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면서 “당분간 증권사의 대체투자 확대는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형 증권사 자산규모 현황(2016년 3분기 기준), (단위:억원), 자료:한국신용평가>

중소형 증권사 자산규모 현황(2016년 3분기 기준), (단위:억원), 자료:한국신용평가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