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구속]나흘만에 190만원 복귀…외국인 차익실현 매도 늘어

[이재용 부회장 구속]나흘만에 190만원 복귀…외국인 차익실현 매도 늘어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벌어진 16일 삼성전자 주가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190만원대에 재진입했다. 지난 13일 180만원대로 내려앉은 이후 나흘 만에 복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넘은 2080선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공방을 벌이며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세에 맞서 주식을 사들이던 기관이 오랜만에 2600억여원 순매도에 나선 반면에 외국인과 개인은 매도를 멈추고 순매수에 들어갔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김정남 피살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 등 시장 주변 여건이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증시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주주가치 제고방안 발표와 연초 4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1월 23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190만원대에 머물렀다. 1월 26일에는 장중 기준으로 처음 200만원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에 재소환되고 구속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다시 180만원대로 떨어졌다.

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9176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작년 12월 98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된다.

180만원대로 떨어진 이번주 3거래일 동안에도 16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한 15일부터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이처럼 많은 양을 팔아치우는 것을 두고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라기보다 그동안 상승분에 대한 차익실현 성격으로 본다.

실제로 지난 1월 12일 특검 1차 소환 때는 주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 중이었고, 1월 18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15일 이후 다시 주가가 오른 것을 포함하면 이 부회장 구속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걸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D램 값 상승에 따른 반도체 호조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으며 갤럭시S8 출시 등 스마트폰 사업도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어 사업적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 부진은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 감소가 크다”면서 “미래전략실 해체 선언과 지주회사 전환 불확실성 등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부회장 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대안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최근 호텔신라 주가가 나흘 연속 올랐지만 이날은 상승행진을 마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