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접촉 무선충전, `대륙`이 움직인다…화웨이도 참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비접촉(자기공진형) 무선충전 기술 상용화에 잇따라 나섰다. 메이쭈가 제품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화웨이도 조만간 대열에 합류한다. 스마트폰 제조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성능, 기능 차별화에도 속도를 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비접촉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관련 부품사를 물색했다. 일부 부품사와는 공동 개발을 위한 비밀유지협약(NDA)까지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접촉 무선충전, `대륙`이 움직인다…화웨이도 참전

비접촉 무선충전 구현에 필요한 안테나, 전력 집적회로(IC) 등 부품공급망 파악이 끝나면 다음 달께 내부 개발 프로젝트가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목표는 비접촉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년 1분기 내놓는 것이다. 개발 진척 상황에 따라 스마트워치에도 같은 기술을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필요한 기술과 주요 업체는 대부분 파악했고 3월 중 개발 프로젝트를 킥오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개발 일정과 목표 모델이 나오면 본격적인 부품 업체 선정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제품을 개발 중인 메이쭈와 비슷한 일정이다. 메이쭈는 화웨이보다 앞선 지난해 이미 비슷한 콘셉트로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시판 중인 플래그십 모델 `프로6` 변형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2㎝ 거리에서 10와트(W) 출력으로 무선충전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화웨이의 비접촉 무선충전 역시 비슷한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목표 충전 출력은 10W로, 현재 시중 유통되는 스마트폰의 급속 무선충전과 비슷하다. 두 회사 프로젝트 모두 기기와 충전판이 떨어져도 충전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2㎝는 넓은 간격은 아니지만 비접촉 무선충전 이점은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액세서리로 끼운 케이스에서 스마트폰을 분리하지 않아도 무선충전을 이용할 수 있다. 기기와 충전판이 직접 닿을 필요가 없다. 기기가 충전판 중앙에서 조금 벗어나도 충전된다.

이 같은 비접촉 무선충전은 아직 스마트폰에서 상용화된 사례가 없어 두 회사 행보가 주목된다. 현재 스마트폰 무선충전은 접촉식(자기유도형)이 주류다. 기기와 충전판이 맞닿아야만 충전되고, 기기가 충전판 중앙에 놓여야 한다.

화웨이 P9과 P9플러스(전자신문DB)
화웨이 P9과 P9플러스(전자신문DB)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출하량 순위가 급상승 중이어서 이들 기업 행보에 따라 비접촉 무선충전 상용화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메이쭈보다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부품 업계에도 기회가 있다. 맵스, 아모텍, 아이엠텍, 알에프텍 등 대부분 IC·안테나 제조사가 자기유도형 무선충전에 대응하고 있지만 자기공진형 제품 개발 역량도 갖췄다. 메이쭈와 화웨이 역시 이번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국내 부품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이제 차별화된 기능으로 시장을 선도하려는 욕심을 내고 있다”면서 “자기공진형 무선충전이 주요 무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