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나델라 CEO "문화 큐레이터가 되겠다"

MS 나델라 CEO "문화 큐레이터가 되겠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야심차게 준비한 채팅 인공지능(AI) `테이(Tay)`를 선보였다. 하지만 하루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MS는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탑재한 응답 기술을 악용해 테이가 부적절한 대답을 하도록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테이`는 AI가 인간의 대화를 이해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MS가 기획한 프로젝트였다.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외부와 소통한다. SNS 사용자가 테이에게 말을 걸면 테이가 답변을 하는 식이다. 구글 알파고 처럼 입력된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한다. 당시 테이는 작동 몇 시간만에 “나는 유태인을 싫어하고 히틀러는 옳았어” 같은 부적절한 언행을 보였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테이`를 만든 스탭진을 야단치지 않았다. 대신 “계속 하세요. 나는 여러분 편입니다”는 격려 메일을 보냈다. “계속 배우고 향상시키는 게 중요합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테이` 스탭진은 그해 12월 `조(Zo)`라는 새로운 챗봇을 개발해 내놓았고, `조`는 아무 이상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나델라 CEO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일화다. 나델라는 취임 3주년을 맞아 USA투데이와 인터뷰하며 “리더는 직원을 다그치면 안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방패막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문화의 큐레이터가 되는 것이 내 임무라는 것을 요즘 더 강하게 느낀다”면서 “문화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직원들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아무것도 창조할 수 없다”면서 문화와 조정자로서의 큐레이터 역할을 강조했다. 나델라는 “신제품을 만들거나 새로운 사람을 고용할 때 늘 문화와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결정한다”는 말도 곁들였다.

그는 이 문제를 올 가을 출간하는 자서전 `힛 리프레쉬(Hit Refresh)`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회사 생활에서 나델라에게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현재 노스다코타 주지사이자 전 MS 상사였던 도그 버검(Doug Burgum)이라고 밝혔다. 아이들과 노는 시간보다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는 조언을 그에게서 들은 나델라는 “당시 직장생활에서 새로운 전환점됐다”고 회고했다.

올해 47살인 나델라는 1992년 MS에 합류했다. 인도에서 태어나 위스콘신 대학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시카고 대학에서 경영학를 공부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