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넬라균이 아즈텍 문명 붕괴 시켰다

16세기 스페인 군대가 멕시코에 도착했을 때 멕시코 인구는 약 2500만명이었다. 그러나 1세기 후 인구는 전염병 창궐로 100만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치명적인 전염병의 원인은 유럽에서 전래된 살모넬라균 때문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네이처지에 따르면 막스플랑크 연구진은 전염병 발발은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멕시코에서 발굴된 매장 시신에서 위장 세균의 DNA를 복원했는데, 이것이 1540년대에 멕시코 원주민 80%의 생명을 앗아간 전염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살모넬라균이 아즈텍 문명 붕괴 시켰다

당시 발생한 전염병 중에서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코코리츨리(cocoliztli)`로 알려졌는데, 이는 아즈텍 언어로 역병(악성 전염병)이라는 뜻이다. 1546년과 1576년에 일어난 두 건의 코코리츨리는 멕시코 고지대에 사는 인구를 700만~1800만명이나 살해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진은 멕시코 남부 오악사칸 고지대에 매장된 29명의 치아에서 DNA를 채취하여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섯 명을 제외한 24명이 1545~1550년에 일어난 코코리츨리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박테라아 유전자를 분리해 2700개 이상 현대세균 유전체가 수록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다. 그 결과 오늘날 패라티피(Paratyphi)C로 알려진 살모넬라 엔테리카(Salmonella enterica) 유전체 두 개를 복원할 수 있었다.

이 세균은 오늘날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하는 일종의 발진티푸스 유사질병을 초래한다. 만약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사율은 10~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홍역, 천연두, 발진티푸스 등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코코리츨리 원인에 대해 일치된 의견은 존재하지 않았다.

2002년 멕시코 시티에 있는 국립자치대학교(UNAM)의 연구진은 “참혹한 가뭄에 의해 악화된 바이러스성 출혈열(viral haemorrhagic fever)이 대학살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