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육지서 바다로 진화… KIOST, 유전자 비밀 풀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홍기훈, 이하 KIOST)이 고래가 바다 수중생활에 적응하는데 기여한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했다.

범고래.
범고래.

고래 골밀도를 조절하는 원인 유전자를 찾아낸 것이다. 고래는 원래 육상에서 생활하던 유제류(有蹄類)다. 수천만년 전 해양으로 서식처를 옮기면서 진화했다. 유제류는 발굽이 있는 포유류 동물을 뜻한다. 고래는 진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적·생리적 변화를 겪었다. 급격한 골밀도 변화도 그 중 하나다. 고래는 처음 얕은 물가에서 생활했다. 높은 골밀도의 뼈가 추와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수중생활에 완전히 적응한 현재 골밀도는 매우 약해졌다.

연구진은 고래가 잠수해 저산소 상태가 되면 간에서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23) 발현을 유도한다고 밝혔다. 낮은 골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는 저산소증에 의해 FGF23 유전자 발현이 조절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저산소증과 관련한 인간 질병 이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현 KIOST 박사는 “진화 과정을 거친 해양생물 특성과 연관한 유전자를 찾아 이를 이용한다면, 인간 질병 원인과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