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올라 탄 부품사, 모바일 악재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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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부품 업계가 자동차 시장 공략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거둔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들 기업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주요 모델 단종이라는 악재마저 뛰어넘었다. 자동차 전장 수요 공략이 부품 업계 과제로 떠올랐다.

스마트카 올라 탄 부품사, 모바일 악재 넘었다
스마트카 올라 탄 부품사, 모바일 악재 넘었다

아모텍(대표 김병규)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6%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2960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적게 팔았지만 많이 남긴 셈이다.

이는 여타 부품사와 크게 대비되는 실적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부품사는 갤럭시노트7 단종 악재로 크게 휘청거렸다. 업체별로 적자 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30~90%가량 급감했다.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가 높을수록 거센 직격탄을 맞았다.

아모텍 역시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지만 갤노트7 단종 악재를 비켜갔다. 해당 제품에 무선충전·안테나 모듈을 비롯한 주요 소재·부품을 공급키로 했기 때문에 피해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연간 실적은 오히려 개선됐다. 차량부품 사업의 호조가 스마트폰 시장 악재를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텍은 수동소자(세라믹 칩), 소형 모터, 안테나 부품 등을 차량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기존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활약했던 제품도 자동차 시장에 진입했다. 텔레매틱스, 위성항법장치(GPS), 전자제어장치 등 각종 전자부품 수요 증가에 맞춰 시장을 개척했다.

아모텍 관계자는 “고객과 제품, 매출이 다변화돼 있는데 지난해는 전장 관련 제품 매출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면서 “자동차 IT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고 IT업체도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게 큰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LG이노텍 역시 차량부품 사업이 성장세다. LG이노텍은 지난해 LG전자 부진, 전방 산업 불황에도 큰 부진은 면했다. 4분기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 LG디스플레이와 그룹 실적 부진을 만회했다.

애플에 납품하는 듀얼카메라 모듈, 지속 성장한 차량부품 사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 차량부품 사업은 지난해 약 8267억원 매출을 올렸다. 2015년 6496억원과 비교하면 27.3%나 늘었다. 분기별 매출은 지난해 2분기부터 2000억원을 넘고 있다. 2015년까지 차량부품 사업 분기별 매출은 1000억원 중·후반대였다.

발광다이오드(LED), 기판소재 사업이 적자를 보는 가운데 회사의 유력한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차량부품 사업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은 2조6000억원에 달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4%로, 2015년의 10.6%보다 3.8%포인트(P)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에 차량 쪽은 전장부품의 신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만 하는 국내 부품사에 자동차는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