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전한 OLED 생태계 발전 기대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장비 독과점 구조가 붕괴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제조사가 양산 경험을 축적하고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패널 제조사는 핵심 장비 독점을 깨고 복수 공급사에서 납품받으면 안정된 물량 확보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반면, 초기 시장을 독점하던 장비 업체들은 경쟁사 등장으로 기술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OLED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국내외 장비 업체가 연구개발(R&D)에 집중,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해당 산업계 전체로 볼 때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초기 시장을 주도했던 장비 업체에는 경쟁자 출현이 반가울리 없다. 특히 이런 변화가 패널 제조사의 가격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그나마 반가운 것은 후발 경쟁업체로 떠오르는 업체 상당수가 국내 업체라는 점이다. 외산 독점시장을 국내업체가 깨는 사례도 연이어 나왔다. 국내 주요 제조업체에 교차 공급하는 업체도 생겼다.

특히 일본 기업이 독점한 유기물 증착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한국기업이라는 점은 반갑기만 하다. 물론 여전히 국내기업이 진입하지 못하거나 외산장비 비중이 절대적인 시장이 남아 있다.

하지만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OLED 1, 2위 기업이 국내 기업이라는 점은 국내 장비 업체에 많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른 해외 경쟁사보다 여러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관련 산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돌아간다는 전제 하에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은 제조와 장비 업체 간 협력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 해당 산업이 세계 최고를 달리는 이유도 장비 업체 경쟁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은 이미 증명됐다.

최근 상황이 무리한 단가 인하 등 부정적 방향보다 국내 OLED 산업이 장비와 제조업체 간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해 가는 과정으로 자리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