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결과 발표]수사 데이터 16TB…“박 대통령, 430억대 뇌물수수”

[특검 수사결과 발표]수사 데이터 16TB…“박 대통령, 430억대 뇌물수수”

박영수 특검팀이 90일 동안의 수사 기간에 압수하거나 임의 제출 형식으로 확보한 디지털 증거 이미지가 16TB(테라바이트)에 달했다. 특검은 각종 문서나 파일 형식의 디지털 자료를 전부 이미지화해 보관한다. 최신 영화 6350건, MP3 파일로는 320만곡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데이터 양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수사 양과 범위에 걸맞게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최첨단 분석 솔루션도 투입됐다.

박 특검은 6일 오후 2시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국민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짧은 기간이지만 열성을 다한 하루하루였다”면서 “그러나 한정된 수사 기간과 주요 수사 대상의 비협조 등으로 특검 수사가 절반에 그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검은 이날 수사 경과를 소개하면서 압수 자료로 PC 등 저장 매체에서 10TB, 모바일로 6TB 데이터를 각각 확보했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 컴퓨터 및 저장 매체가 554대,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가 364대에 달했다. 포렌식 분석 대상이 된 데이터 규모만 8.5TB였다.

[특검 수사결과 발표]수사 데이터 16TB…“박 대통령, 430억대 뇌물수수”

특검은 이 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검색하기 위해 모바일통합분석시스템(MIDAS)도 자체 구축했다. 웹 기반의 검색 시스템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초점을 맞춘 네트워크결합스토리지(NAS)로 구성했다.

스토리지 업계 관계자는 “120여명에 이르는 특검 조사관이 자료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상호 협업하는데 NAS 형식의 스토리지 시스템이 가장 적절했을 것”이라면서 “특검의 업무 처리 등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90일 동안의 `대장정`을 마치면서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430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되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원활하게 지원되도록 전폭 지원에 나서고 그 대가로 삼성그룹이 최씨 일가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430억원대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또 박 대통령이 최씨 소개로 불법 의료업자들로부터 시술을 받고 공식 자문의가 아닌 김영재(불구속기소)씨로부터 비선 진료를 받았으며, 청와대 행정관이 대통령까지 사용하게 만든 차명폰 개설을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