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온다` 국내 OLED 부품 업체들 베트남서 생산 준비…아이폰 거점으로 베트남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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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삼성 단지 전경. 대형 크레인이 보이는 곳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증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삼성 단지 전경. 대형 크레인이 보이는 곳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증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에는 대형 크레인 여러 대가 우뚝 서 있다. 급증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수요에 모듈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 업계 관계자는 “애플 전용 라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베트남이 애플의 신형 아이폰에 들어갈 한국 부품기업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비에이치, 인터플렉스 등이 애플에 관련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박닌성과 빈푹성 등 베트남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장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OLED 디스플레이 모듈이 중심이지만 부품 범위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모듈 공장은 확장 중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공장은 충남 아산에서 만든 OLED 패널을 가져와 각종 부품을 붙여 모듈로 만드는 곳이다. OLED 패널이 스마트폰에 장착될 수 있게 후공정 작업을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4년 박닌성 삼성전자 제1스마트폰 공장 옆에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투자해 스마트폰용 OLED 모듈 생산공장을 지었다. 2015년에는 이곳에 30억달러(약 3조47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회사는 올해 들어 25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들여 다시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OLED 패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영향이 크다.

애플은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신형 아이폰에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쓰기로 하고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을 요청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OLED 제조사다. 애플 물량은 올해만 80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 고객의 주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패널 증설을 추진했다. 패널이 늘어나는 만큼 모듈 생산 규모도 늘려야 했다. 수작업이 많은 모듈 제조의 특성상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공장을 선택했고, 이를 증설하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확인한 수 대의 대형 크레인은 급증하는 OLED 수요에 대비하는 현장이었다. 7~8층 높이로 보인 건물은 이미 상당 부분 올라가 가동이 그리 멀지않아 보였다.

베트남 삼성디스플레이 공사 현장 모습. 수 대의 크레인이 눈에 띈다.
베트남 삼성디스플레이 공사 현장 모습. 수 대의 크레인이 눈에 띈다.
베트남 삼성디스플레이 공사 현장 모습. 건물 형태가 거의 갖춰졌다.
베트남 삼성디스플레이 공사 현장 모습. 건물 형태가 거의 갖춰졌다.

◇FPCB도 증설 및 이전 박차

신형 아이폰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업체도 베트남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에이치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 50㎞ 떨어진 빈푹성에 FPCB 신규 공장을 짓는 중이다. 5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곳은 비에이치의 두 번째 베트남 공장이다. 완공되면 생산 능력이 배로 늘어난다.

비에이치 증설 역시 애플 영향이다. 비에이치의 FPCB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과 합쳐져 애플에 공급된다. 비에이치는 FPCB를 삼성디스플레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모듈화해 애플 쪽에 공급하는 구조다. 비에이치는 애플용 FPCB를 국내서 제작한 후 베트남에서 후공정 단계를 밟는다.

비에이치 외 애플용 FPCB를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인터플렉스도 베트남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1000억원 이상을 들여 베트남 공장을 증설 중이다. 신공장은 올 여름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기 공장은 타이응웬성 옌빈공단에 위치해 있다.

인터플렉스는 후공정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애플용 OLED 모듈 조립이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에서 이뤄지는 만큼 고객사 근접 대응을 위해서다.

`애플이 온다` 국내 OLED 부품 업체들 베트남서 생산 준비…아이폰 거점으로 베트남 부상

◇아이폰 생산거점으로 베트남 역할 확대

현재 베트남은 OLED 모듈을 중심으로 아이폰 부품 생산기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곧 다른 부품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OLED 모듈뿐 아니라 카메라도 베트남 생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2018년 가동을 목표로 2억3000만달러(약 2611억원)를 투자,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 공장을 짓고 있다. LG이노텍은 듀얼 카메라 등을 애플에 공급하는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핵심 공급사다. 베트남이 아이폰 핵심 생산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 아이폰7플러스
애플 아이폰7플러스

하노이(베트남)=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