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사이트, 60만원대 초저가 오실로스코프 출시…스마트폰 1대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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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60만원대 초반에 불과한 초저가 오실로스코프가 나왔다. 저렴한 가격에도 대역폭 확장, 디지털 볼트미터 같은 최신 부가 기능 대부분을 갖췄다. 소규모 연구개발(R&D) 현장과 학교에도 최신 오실로스코프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코리아(대표 윤덕권)는 초저가 벤치톱 오실로스코프 `인피니비전 1000X 시리즈`를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총 4개 모델로 구성됐고, 가격이 61만2000원부터다. 가장 비싼 모델도 115만7000원이다. 모델 별로 50~100㎒ 대역폭을 지원한다. 키사이트테크놀로지가 지금껏 내놓은 오실로스코프 중 최저가다.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초저가 오실로스코프 `인피니비전 1000X 시리즈`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초저가 오실로스코프 `인피니비전 1000X 시리즈`

오실로스코프는 계측기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장비다. 시간대 별로 전압 변화와 신호를 측정하는 게 주된 용도다. 전자제품 개발, 연구에 필수 장비다. 초고가 제품은 1억원을 호가하고 수백만원대 제품이 많다.

키사이트는 신제품이 기존 100만원 이하 저가 제품과 견줘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자평했다. 기존에 판매하던 고급 제품의 핵심 성능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장난감은 버리고, 진짜 스코프를 가져라(Scrap the toys, get a real scope)`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기존 저가 제품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이다. 키사이트 제품은 1초당 5만번 파형을 업데이트한다. 비슷한 가격대 경쟁사 제품은 1초당 100회 파형을 업데이트한다. 매우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신호나 오류를 500배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키사이트가 최신 제품에서 내세우는 `6 in 1` 전략이 그대로 적용됐다. 한 개 계측기에서 6가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실로스코프 기본 기능 외에도 디지털 볼트미터, 주파수 카운터, 주파수응답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최준호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인피니비전 1000X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최준호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인피니비전 1000X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저가 시장에서도 키사이트 물량 공세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키사이트는 그 동안 오실로스코프 시장에서 고가 제품 판매에 집중했다. 시험·계측 시장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회사지만 오실로스코프 시장에선 사실상 후발 주자였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이 시장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됐다.

소규모 연구소나 대학 시장을 정면 겨냥했다. 교육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에듀케이션 키트`를 함께 제공한다. 학습용 신호 발생장치를 내장했다. 기본 신호부터 변조 신호까지 다양한 신호를 학습해볼 수 있다. `랩 가이드`는 초심자의 오실로스코프 길잡이, 수업 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산업계 예비 인력인 학생부터 공략해 판매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계측기 같은 R&D 장비는 개발자가 손에 익은 제품을 선호한다. 저가 제품으로 키사이트 제품 경험을 넓히면 향후 고가 제품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최준호 키사이트테크놀로지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오실로스코프 시장을 공략한 이래 하이엔드 제품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볼륨이 큰 저가 제품 대응은 부족했다”면서 “저가, 범용 제품에서도 키사이트 제품을 쓸 수 있도록 한 1000X 시리즈 출시로 오실로스코프 전략의 마지막 챕터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