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얇게, 더 튼튼하게...플렉시블 기술 장벽 맞닥뜨린 업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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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얇게, 더 튼튼하게….`

한국과 중국 디스플레이업계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혁신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패널 두께를 줄이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신소재 발굴에 안간힘이다.

유비산업리서치가 9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에서 개최한 `2017 OLED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비전옥스는 현재 직면한 플렉시블 OLED 기술 이슈를 공유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세계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 약 98%를 점유할 정도로 양산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여전히 신뢰성 높은 플렉시블 기판 특성을 확보하는 게 숙제다. 플렉시블 OLED가 시장의 주요 기술로 자리잡으려면 플렉시블 특성을 더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요소 기술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태웅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은 “현재 플렉시블 OLED 커버유리는 유리나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지만 유리의 단단함과 심미성, 플라스틱의 유연성 등 장점만 갖춘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기재료와 비유기재료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재료 개발, 패널 구조를 강화할 수 있는 멀티 레이어 구조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플렉시블과 폴더블 패널을 구현하려면 깨지기 쉬운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대신 유연하면서도 저항성이 낮은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ITO 필름은 전기 저항성이 높지만 물리적 구부림에 취약해 깨지기 쉽다. 메탈메시, 실버나노와이어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구부림을 극대화하면서도 전기 저항성이 높은 최적화된 새 소재가 절실하다.

유기재료를 보호하는 봉지막 두께도 더 얇아져야 한다. 유기막과 무기막을 번갈아 적층해 봉지막을 형성하는데 전체 층 수를 줄이고 유기막 두께를 더 얇게 구현하는 게 숙제다. 봉지막이 얇아지면 폴더블 제품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중국 비전옥스도 비슷한 기술 문제에 직면했다. 7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개할 정도로 기술이 향상됐지만 대량 양산을 하려면 현 기술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

비전옥스의 경우 딱딱한 리지드 OLED 패널은 양산하고 있지만 아직 플렉시블 OLED 양산 경험이 없다. 폴더블 패널을 비롯해 플렉시블 패널을 대량 양산하려면 이에 최적화된 공정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숙제다.

리린 비전옥스 수석연구원은 “폴더블 패널의 경우 대량 양산은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가장 큰 문제는 수율”이라고 말했다. 플렉시블 OLED 공장을 건설 중이어서 아직 적합한 공정 기술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도 실제 양산 시점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패널 제조사가 플렉시블 OLED에서 상당한 기술 발전을 이뤘다”며 “플렉시블 OLED 양산 경험이 한국보다 부족한 게 큰 걸림돌이지만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있어 향후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