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블랙박스, ADAS·커넥티드 단말기로 사고예방 강화

[전문가 기고]블랙박스, ADAS·커넥티드 단말기로 사고예방 강화

국내 블랙박스 시장은 2~3년 전부터 연간 약 200만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초기 사용자와 사업자 간 `무한 경쟁` 시대가 끝나면서 `기술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단순히 사고 영상 녹화 기능뿐만 아니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커넥티드 기능 등을 장착해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차량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부터 블랙박스에 ADAS 기능이 본격 적용됐다. 기존의 블랙박스는 현장 녹화로 사고 처리에 큰 도움을 줬다. 피해자와 가해자 시비를 가리기 편해졌다. 보험사들도 블랙박스 장착 차량에 보험료 할인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ADAS는 사고 대비가 아닌 사고 예방용 장치다. 블랙박스가 ADAS 기능이 합해지면서 사고 자체를 방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블랙박스 기능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

그 결과 블랙박스 업계는 사고 예방 쪽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어떤 한순간이라도 ADAS 기능 덕분에 사고를 모면한다면 그 기술의 가치는 굉장한 것이다. 블랙박스 ADAS 기능이 점차 향상된다면 소비자 효용성이 높아져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블랙박스 ADAS 기능은 운전자 안전과 편의를 책임지는 첨단 시스템으로, 순정 차량 고급 옵션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 기능으로는 △차로를 벗어날 경우 알리는 차로이탈감지시스템(LDWS) △신호 대기 및 정차 후 빠르게 출발할 수 있도록 알리는 앞차 출발 알림(FVSA) 등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전방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인식해 추돌 위험을 알리는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은 고속에 이어 저속 주행 상황에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도심형 전방추돌경보시스템(uFCWS)으로 성능이 강화됐다.

또 차로 변경 때 사이드 미러로 볼 수 없는 후측방 사각지대를 감지, 운전자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후측방경보시스템(BSD) 기능도 제공한다. 기어를 후진으로 전환할 경우 후방카메라 영상을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에 실시간 제공해 편리하게 후진 이동할 수 있으며, 정차된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차량이 이동할 경우 운전자에게 알림을 제공한다.

블랙박스 업계는 앞으로 2~3년 안에 기술력을 끌어올려서 ADAS 전문 업체 수준의 기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2세대 ADAS로 불리는 이 기술은 단순히 주행 중 차량만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보행자, 자전거, 동물, 정차된 차량 등 자동차 사방에 있는 물체를 모두 감지하는 것이다. 또 블랙박스에 장착된 카메라를 활용해 도로 표지판도 인식, 주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블랙박스에 IoT 콘셉트를 결합, 커넥티드카 환경도 구현하고 있다. 블랙박스가 통신망에 연결돼 긴급 상황을 비상 연락처에 알리는 `긴급 상황 알림 서비스`와 주차 중 충격 등 문제가 생기는 경우 운전자가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알림 기능`을 제공한다. 또 위치기반서비스(LBS) 기술력을 기반으로 특정 지역 진출입 때 알리는 `지오 펜스(Geo Fence)` 기능과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해 안전 운전을 돕는 `운행 리포트 서비스`도 지원한다.

블랙박스 커넥티드 기능은 1단계 와이파이 접속, 2단계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한 통신망 접속, 3단계 모뎀 장착으로 자체 통신망 접속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블랙박스 커넥티드 기능이 대중화되면 사고 처리 과정이 좀 더 신속해 질 수 있다. 현재는 주차 중 사고가 발생하면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을 확인한 뒤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커넥티드 기능이 활성화되면 주차 중 사고가 날 때 바로 사용자에게 문자나 알림을 줄 수 있다. 운전자는 즉시 현장으로 가서 사고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차량 위치 알림, 도난 방비, 블랙박스 업데이트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ADAS, 커넥티드카는 2020년대에 보급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에 생산된 차량은 이와 같은 기능이 없을 수 있다. 또 신차를 구매하더라도 비용이라는 장벽이 있다. 블랙박스가 ADAS, 커넥티드 역할을 하게 되면 모든 자동차는 스마트카가 될 수 있다. 블랙박스는 단말기 역할을 하게 되고, 차량 IoT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채상훈 팅크웨어 단말부문 블랙박스 개발본부장 shchae@thinkw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