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비투자 집중화 현상… 상위 5개사 차지 비중 60% 이상

반도체 설비투자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위 5개 기업이 전체 시설투자액의 60% 이상을 책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장비와 파츠 등 후방 업계가 물건을 팔 수 있는 곳이 `큰 손`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액 총액이 전년 대비 6% 증가한 73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설투자액 기준 톱5 업체인 삼성전자(125억달러), 인텔(120억달러), TSMC(10억달러), SK하이닉스(60억달러), 마이크론(50억달러)의 투자액 총액은 전체의 62% 비중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상위 5개 기업의 비중은 40% 수준이었다. 전체 투자액에서 상위 11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8%로 전망됐다. 이들 모두 올해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IC인사이츠는 관측했다.

IC인사이츠는 “상위 기업 차지 비중 확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이 투자를 늘린다면 향후 몇 년간은 보합 상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지난해 설비투자액은 전년 대비 87%나 늘었다. 200㎜ 파운드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95% 이상 가동률을 유지했다. 다만 올해 투자액은 작년 대비 12% 줄어들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내다봤다.

인텔, 글로벌파운드리, ST마이크로의 올해 설비투자액은 작년 대비 25%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ST의 경우 무려 75%나 투자를 늘린다. ST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선 애플 아이폰8에 탑재되는 신규 부품 생산을 위해 이처럼 공격적 투자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추정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