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高환율·中관광제한 `직격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신규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중국 외교 분쟁 등으로 부채비율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10원 상승할 때마다 수백억원 외화환산차손이 발생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여부가 관건이다.

대한항공 보잉 747-8i (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47-8i (제공=대한항공)

◇환율 10원 오르면 수백억 손실…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부채↑

1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총계는 전년 대비 1.8% 늘어난 22조822억원, 자본총계는 25% 감소한 1조87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5년보다 310.5% 높아진 1178.1%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4분기에만 640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총 외화부채는 14조7200억원으로 이 중 미화 부채가 84억달러(약 9조6000억원)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원화 가격이 9%가량 하락하면서 8836억원 외화환산차손이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부채비율이 899%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아시아나항공 달러부채는 1조2021억원으로, 전체 외화부채 56.2%를 차지하고 있다. 달러자산을 제외한 순달러 부채는 9719억원에 이른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보잉 787-9 항공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보잉 787-9 항공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부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B787-9, CS300, B747-8i 등 신규 항공기 16대를 도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차세대 항공기 A350-XWB 4대를 들여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임대료, 유류비, 보험료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한다. 때문에 환율 상승시 부채는 천문학적으로 높아진다. 대한항공은 연평균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약 200억원 추가 비용부담이 생기고 연말 환율 10원 상승시에는 약 840억원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172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달러를 세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달러를 세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전문가들은 이달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 원달러 환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지시간 지난 1일 발간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지난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미국 경제활동이 `점진적(modest)` 또는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띄는 것으로 판단 정례회의에서 현재 0.5~0.75%인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中 사드 배치 보복으로 한국 관광 파장

게다가 지난 3일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베이징 일대 여행사의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해 당분간 실적개선이 쉽지않다. 지난해 전체 입국 여행자 1720만명 가운데 중국인은 806만명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중국 28개 도시에 취항하며 38개 중국 노선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 중국노선 총 운항편수 2만3476편(부정기 포함), 총 여객수 394만명에 달한다. 매출로 따지면 중국 노선 비중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3%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16일부터 4월 23일까지 베이징, 상하이, 다롄, 난징 등 중국발 8개 노선에서 총 79회를 감축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지난해 4분기 기준 19%로 대한항공보다 더 높다.

현재 중국 24개 도시 32개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지난해 5월과 3월 각각 중국의 대표적인 의료 전문 기업인 난징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그룹 임직원 단체 6400여명과 아오란그룹 2000명 등 대규모 방한 단체 수요를 유치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에어버스 차세대 항공기 `A350-XWB(900)`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에어버스 차세대 항공기 `A350-XWB(900)`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눈에 띄는 예약감소는 없으나 이번 조치가 개별여행객들도 포함하기에 우려가 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피해를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6~7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청약률이 96.4%를 기록하며 4577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증을 실시했다. 3월 내 유증이 완료되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1178%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200%포인트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사정이 좋지 않다. 올해 4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에도 대응해야 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