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90> '스마트사회 디자이너'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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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국회의원은 “ICT와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통합 혁신 부처가 필요하다”면서 “그 부처를 선임부총리로 승격시켜서 예산권과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김성태 국회의원은 “ICT와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통합 혁신 부처가 필요하다”면서 “그 부처를 선임부총리로 승격시켜서 예산권과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김성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한국 정보화의 숨은 주역이다.

그를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벽에 걸린 '윤집궐중(允執厥中:인심은 위태롭고 도덕은 미미하니 오직 살피고 집중해 가운데를 틀어 쥐어라)'이란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 고대 성군인 요(堯) 임금이 순(舜) 임금에게 천하를 물려주며 한 당부라고 김 의원이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교수와 한국정보화진흥원장으로써 한국 정보화 초창기부터 정책 입안과 추진에 크게 기여했다.

김 의원은 정보혁명 이후 제4의 물결로 스마트 사회를 향한 미래 전략을 제시, '스마트 사회 디자이너'로 불린다. 그가 의원법안 1호로 제출한 정보화기본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했고, 이달 9일 정보통신기술(ICT)특별법을 발의했다. 4차 산업혁명 특별법 제정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은 “ICT와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통합 혁신 부처가 필요하다”면서 “부처를 선임부총리로 승격시켜서 예산권과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3의 물결인 정보사회 이후 제4의 물결로 '스마트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면서 “이런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에 잘 대비해야 한국이 세계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ICT 정부 조직에 대한 입장은.

▲그동안 한국은 체신부에서 정보통신부로 개편하면서 정보화를 국정 어젠다로 추진했다. 그로 인해 ICT 강국으로 발전했고, 전자정부 1위를 차지해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 미래 ICT 정책은 방송, 통신, 인터넷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반을 포함해야 한다. 마치 인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ICT 통합 혁신 부처가 필요하다. 부처를 선임 부총리로 격상시켜서 ICT와 국가 미래 전략을 포함한 광의의 제4차 산업혁명과 융합 혁신을 총괄하게 해야 한다. 법에 선임부총리의 기능과 권한을 명시하고, 예산권과 인사권도 행사해야 한다. 과거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사업이나 전자정부 구축 때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예산은 선 집행, 후 정산했다.

김 의원은 교수 시절에 초고속망 구축 시범 사업을 국가 정보화 정책으로 추진할 것을 당시 천조운 체신부 국장(작고)에게 제안했고, 정부가 이를 채택했다. 처음 시범 사업 학교인 초·중·고교에 단말기 50대씩을 설치했다. 그는 1995년 초고속 정보통신망 기반 시범 지역 사업 추진위원장으로 일했고, 1998년에는 정보화추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김대중 정부의 국정 어젠다인 전자정부도 당시 김성재 청와대 기획수석에게 처음 제안했다. 대통령직속 전자정부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자 그는 특위위원으로 활동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하는 정부 조직 개편을 어떻게 보나.

▲정부 조직 개편은 최소화해야 한다. 잦은 조직 개편은 정책 단절을 가져온다. 그동안 역대 정권은 산업 중요도와 연관성에 따라 기존 조직과 업무를 통합하거나 분리했다. 이런 식의 조직 개편은 통합과 융합을 해야 하는 미래 시대에 맞지 않다.

-제1호 법안인 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을 언제부터 시행하나.

▲대규모 투자 사업에서 정보화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국가정보화 기본법은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시절에 한 차례 개정한 바 있다. 이번이 재개정이다. 지난 2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내 전통 산업과 ICT 융합 촉진을 위한 근거 조항을 마련했다. 시행은 8월 23일부터로 예상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나.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25위다. 한국전산원(현 한국정보화진흥원)을 벤치마킹한 싱가포르는 세계 2위였다. 뒤진 이유로 노동 유연성과 강력한 법·제도가 4차 산업혁명에 걸림돌이라고 포럼은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하나의 규제 체계로 통합하고 이들이 융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개선해야 할 법과 제도는.

▲우리 법·제도는 시장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 국회와 정부가 미래 변화에 맞게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앞으로 산업 진흥은 민간에 맡기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규제 형평성이다. 앞으로 ICT 시장은 방송과 통신, 인터넷이 큰 틀 안에서 융합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업자는 강력한 규제를 받고 어떤 사업자는 규제를 피해 가는 현행 각자 규제법 체계는 형평성에 어긋난다. 네트워크 중심의 칸막이 규제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ICT 기반의 융합 혁신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산업 간 융합과 협업을 촉진할 수 있도록 통합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인력 양성은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는가.

▲미래는 개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가치를 창출하는 전문가 시대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의무화했지만 다수가 사설학원에서 코딩 교육을 받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SW 선도학교인 서울 둔촌고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주체가 돼 아이디어 구상과 교구를 선택하고 코딩까지 했다. 이제 교육도 주입식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대한 입장은.

▲빅데이터 분야는 개인정보보호법과 망법 등 과도한 규제가 기술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래부 등 6개 부처가 공동으로 비식별화 가이드라인도 제정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 수준이다. 빅데이터 특별법이나 비식별화 조치를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도 발의한 상태지만 여전히 국회 통과가 쉽지 않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술이 있어도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개정이 필요한 법·제도가 4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정부가 융합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 원칙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한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원론 수준이다.

-준비 중인 4차 산업혁명 특별법 제정 일정과 내용은.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듣고 입법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개별법 상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개정안을 내겠다.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스마트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국가 사회 전체를 혁신하는 새로운 사회다. 스마트 기구를 기반으로 스마트 기술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인간 중심 사회로, 국가 사회 전체를 혁신한다. 규제와 산업 분류와 일하는 방식, 국가 시스템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면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스마트 사회의 기본 정신은 인본주의다. 인간이 중심이다. 그 뒤를 기술이 따라가면 혁신의 길이 열린다.

김 의원은 국내 처음 스마티즌(smartizen)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스마트(Smart)와 시민(citizen)의 합성어다. 2013년 '스마티즌'이란 책을 펴낸 적도 있다.

-정보화 시대에 차기 대통령의 덕목은 무엇인가.

▲통합과 수평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이제는 노동력 위주 산업 형태와 재벌 중심 산업 구조, 상명하복의 수직적 상하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융합 시대를 맞아 공직 사회의 고질병인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 부처 간 칸막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로 발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국민이 왜 정치인을 불신한다고 보나.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여야 갈등과 대립으로 정쟁을 일삼기 때문이다.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 품격을 높이고,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

-재임 중 꼭 이루고 싶은 일은.

▲한국이 융합 경제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산업 구조 체질을 바꾸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스마트 기술로 만드는 따뜻한 대한민국, 인간 중심의 스마트 사회 패러다임을 구현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스마트 홍익인간 사회를 열도록 하겠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다. 취미는 해동검도와 합창이다.

실제 김 의원은 전통무예 고수다. 무예를 수련한 지는 40여년이다. 전국의 숨은 무예고수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동문 합창단인 용마코러스 단원이다. 지상파 방송 출연과 예술의 전당 무대에 서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에서 정치학 석사, 조지아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충남대 교수를 거쳐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초고속 정보통신 기반 시범 지역 사업 추진위원장과 정보화추진자문위원, 대통령 직속 전자정부특별위원,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자문단장을 지냈다. 성균관대에 국정관리대학원 설립 아이디어를 내 초대원장과 성균관대 행정대학원장을 역임하고 2008년부터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을 맡아 2013년까지 3연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공공관리위원회 전자정부 프로젝트 한국대표와 세계 전자정부평가위원장, 유엔거버넌스센터 자문위원, ITU전권회의 준비위원 등으로 한국 정보화와 전자정부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앞장섰다. 지난해 3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국회 융합혁신경제포럼 대표와 당 국민공감위원장, 개헌특위위원, 미래창조과학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전자정부론'을 비롯해 '스마트사회의 정보정책과 전자정부' '대한민국 미래전략' 등 20권이 넘는다. 홍조근정훈장과 국민훈장모란장, 지난해 대한민국 국회의원 의정대상을 받았다.

이현덕 대기자 hd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