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CT 수출 전선 이상 없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 가고 있다. 2월 우리나라 ICT 분야 수출액은 140억6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2.8% 늘었다. 2월 수출액이 140억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월 단위 ICT 수출 증가율이 20%를 넘은 것도 6년여 만이다. 1월에도 ICT 수출은 4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16.7%)을 보이며 기분 좋은 2017년을 시작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도록 정책 당국이 힘을 더 기울여야 한다. 지난해에는 아쉽게도 ICT 수출이 전년보다 6%나 줄었다. 휴대전화 수출이 16%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서도 휴대전화 수출은 힘을 못 쓰고 있다. 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한 데 이어 2월에도 25.9% 하락했다. 다음 달에도 반등은 힘들어 보이지만 다행히 4월 이후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G6'의 소비자 반응이 좋은 데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부진을 말끔히 씻을 신제품을 이달 말에 공개하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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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2월에도 여전히 '수출 효자'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달보다 56.6%나 늘어 사상 최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메모리 위주여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가 반도체 수출 강국임을 다시 한 번 보여 줘 흐뭇하다. 우려스러운 것은 2월 ICT 분야 무역수지 흑자(67억7000만달러)가 대부분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금 중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무역 갈등을 빚고 있다. 이미 중국은 한국 관광 중단과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영업 정지 등 노골적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 장벽이 ICT 제품으로 번지지 않도록 사전 대응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산업 당국이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에 고위급 만남을 요청했지만 양회로 바쁜 시간을 보낸 중국은 아직 답변을 안 하고 있다. 시간이 문제지 만남의 우려는 중요하지 않다. 이때를 우리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준비를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 산업 당국이 새겨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