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KT뮤직에 267억 투자···"SK텔레콤에 공동대응"

LG유플러스가 KT뮤직에 26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된다. 통신 2위, 3위 간 협력을 강화해 플랫폼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1위 사업자를 공동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T뮤직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LG유플러스의 지분 15%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분율 49.99%인 KT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이사회 의석 9석 중 1석을 확보했다. KT뮤직은 사명을 '지니뮤직'으로 바꾼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 2위인 KT뮤직의 음원사이트 '지니'를 활용해 인터넷TV(IPTV)와 인공지능 연동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고음질 스피커를 탑재한 셋톱박스 '유플러스 tv 사운드바'를 출시했고, 하반기에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통신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KT와 LG유플러스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플랫폼 사업 경쟁력 확대'가 목표인 것으로 해석된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많은 사람이 몰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기 쉽다.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이 강력한 시장경쟁력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두 회사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플랫폼은 사람을 가두는 '락인효과'가 있어 한 번 기회를 놓치면 회복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통신사 간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국내외 음악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단”이라면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음악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공동으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자사 모바일 내비게이션 플랫폼을 강화했고,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에서도 손을 잡은 바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는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역량을 갖춘 기업과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양사의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역량을 결합해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