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5G 전략]“5G 시장은 우리가 차지”… 단말 인프라 신기술 공개

인텔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서 다양한 5G 솔루션을 소개했다.
인텔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서 다양한 5G 솔루션을 소개했다.

“5G에서는 앞서간다.”

인텔이 5세대(G) 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 개발은 물론 협력 성공사례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3G, 4G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은 퀄컴이 장악했지만 5G에선 역전을 노린다. 인텔은 5G가 2G에서 3G, 3G에서 4G LTE로 통신망이 진화해온 것과는 차원이 다른 '산업혁명'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단순히 통신 속도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 분석 등 네트워크 인프라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앞으로도 세계 반도체 업계를 이끌어가려면 5G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인텔의 생각이다.

◇5G 모뎀칩 시장서 발빠른 행보

우선 공략하는 분야는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모뎀이다. 인텔은 지난해 퀄컴 2인자인 머씨 렌두친탈라를 영입해 이 분야 사업을 맡겼다. 이에 앞서 인텔은 모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1년 독일 인피니언으로부터 모뎀칩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비아텔레콤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모뎀 자산도 넘겨받았다.

오랜 기간 기술 개발을 진행한 결과 최초의 글로벌 5G 모뎀 솔루션을 공개할 수 있었다. 개발코드명이 '골드리지'인 5G 모뎀칩과 무선주파수(RF) 칩 '모뉴멘탈 서밋'을 조합하면 5G 통신 테스트 단말을 구성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6㎓ 이하 주파수 대역과 28㎓ 고주파 대역을 동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까지 나온 퀄컴 5G 솔루션은 28㎓ 주파수 대역만을 지원한다. 인텔이 자사 제품을 '진정한 글로벌 5G 모뎀 솔루션'이라 소개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인텔은 MWC 2017에서 에릭슨과 함께 5G 무선단말 작동 데모를 시연해보였다.
인텔은 MWC 2017에서 에릭슨과 함께 5G 무선단말 작동 데모를 시연해보였다.

중국과 유럽은 6㎓ 이하, 한국·미국·일본은 28㎓ 주파수 대역을 각각 활용해 5G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5G가 우선 상용화될 국가는 28㎓ 대역을 쓰는 한국과 일본이 유력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6㎓ 이하 주파수 대역 지원은 큰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3G, 4G 기술 분야에서 퀄컴에 항상 뒤쳐져 있던 인텔이 먼저 제품을 내놓은 점 그 자체가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인텔은 최근 폐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10G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3세대 5G 단말용 개발 플랫폼을 공개했다. 이는 작년에 공개한 2세대 플랫폼보다 다운로드 속도를 두 배 높인 것이다. 여기에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와 신형 5G 모뎀칩, RF칩이 탑재됐다. 세계 각국 통신 사업자는 올 상반기 제공될 이 플랫폼으로 망 연동 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그간 인텔은 망 연동 테스트에서 항상 퀄컴보다 한 두 세대 늦었다. 상용화가 지연됐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5G는 거의 같은 속도로 가고 있다.

1G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XMM7560 모뎀칩 솔루션
1G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XMM7560 모뎀칩 솔루션

LTE 모뎀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다. 최근 1G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LTE 모뎀 솔루션 XMM 7560을 공개할 수 있었다. 퀄컴과 비교하면 1년 늦게 제품을 공개했지만 애플 등 모뎀칩만 사가는 고객사는 대안이 생긴 셈이다.

◇데이터센터도 5G의 핵심 구성요소

인텔은 5G 시대가 열리면 사물이 상호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네트워크 기술 진보가 데이터 센터 레벨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데이터센터는 상호 연결된 사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네트워크 인프라는 지금의 고정적, 확장 불가능한 형태에서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형태로 변경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주장이다. 코어망, 무선접속망 등이 여기 포함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와 같은 가상화 기술 도입이 필수적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도 탄탄해야 한다. 인텔 관계자는 “인텔 반도체 기반 시스템은 유연한 확장이 가능하다”면서 “환경변화에 따라 단계적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모뎀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바이스에서 네트워크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5G 모든 분야에서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를 위한 검증 작업도 한창이다. 네트워크 인프라 공급사인 에릭슨, 노키아와 화웨이를 포함해 미국 버라이즌, AT&T, 한국 KT와 SK텔레콤, 중국 차이나텔레콤, 유럽의 텔레포니카와 5토닉이 인텔 솔루션으로 5G 테스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5G 통신 기술이 적용될 개별 시장에서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텔은 미국 버라이즌과 홈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커넥티드카를 위한 전용 솔루션인 인텔 고(GO) 플랫폼도 발표했다.

인텔 관계자는 “인텔 플랫폼은 다른 업체 솔루션과 엮여도 매끄럽고 안전하게 작동한다”면서 “분석 작업으로 데이터를 가치 있게 만들어 5G 관련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