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 삼성과 딜로 얻은 '복덩이'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전경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 전경

롯데정밀화학이 롯데 품에 안긴지 2년만에 그룹 화학사업 핵심축으로 자리잡았다. 가파르게 실적을 키우며 화학사업 고도화 첨병 역할까지 맡았다. 삼성과 빅딜한 롯데 선택이 알짜배기 배팅이 됐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이 2년 연속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가성소다, 에폭시수지원료인 ECH 등 주력 제품 시황이 호조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 제품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가성소다 수요는 느는데 반해 환경 규제로 생산설비 가동률은 높이지 못하면서 공급이 달리고 있다. 올해 아시아 지역 설비 정기보수도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당분간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실적 열쇠를 쥐고 있는 ECH 가동률도 10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정밀화학 부활 시기는 공교롭게도 삼성그룹을 떠난 시기와 일치한다. 롯데 품에 안긴 직후인 지난해 매출액 1조1107억원, 영업이익 297억원을 올렸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42%나 늘었다.

올해 실적 전망은 더 밝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정밀화학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49%, 전년대비 12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0% 늘어나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롯데정밀화학 부활은 화학사업 고도화 숙제를 안고 있는 롯데그룹으로선 최고의 답지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범용 제품 생산 확대 전략을 펴왔다. 화학 시황 호조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왔지만 미래 성장성은 우려가 따랐다.

롯데정밀화학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이 높다. 롯데정밀화학 실적 회복으로 롯데는 화학사업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수 있게 됐다.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도 최근 석유화학협회 정기총회에서 “올해 롯데정밀화학 성장을 위한 투자와 전략 구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부가가치가 높은 셀룰로스 계열 제품을 다변화하고 생산 능력을 늘리는데 필요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는다.

롯데정밀화학은 염소계 제품과 더불어 의약용캡슐 원료로 사용되는 애니코트와 건축용첨가제 메셀로스, 반도체 현상액 원료인 테트라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TMAC) 등 고부가가치 셀룰로스계 제품을 생산한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염소, 셀룰로스계 제품 시황이 2015년 바닥을 찍고 최근 반등하면서 롯데정밀화학 실적도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롯데정밀화학 성장으로 롯데는 그룹 차원 화학사업 내실을 한층 다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