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기업 CEO, 연봉 중간값 130억원…애플 쿡은 15% 깎여

미국 상장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중간값이 전년보다 6.8% 오른 1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케이블TV회사 차터커뮤니케이션의 토머스 리트리지 CEO가 1112억원으로 연봉킹에 등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S&P500지수 소속 기업 중 지난 15일까지 2016회계연도 급여 세부명세를 공개한 기업 115곳을 분석한 결과, CEO가 중간에 바뀐 11곳을 제외한 104개 기업 CEO가 받은 연봉 중간값이 1150만달러(약 13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봉이 전년보다 상승한 CEO는 하락한 CEO보다 2배 이상 많았다. CEO의 연봉 중간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따라잡을 기세다.

미국 상장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연봉 (자료: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상장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연봉 (자료:월스트리트저널)

이는 2015회계연도에 상장 대기업 CEO 연봉 중간값이 1080만달러(122억원)로 떨어지면서 대부분의 CEO가 연봉이 깎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탄 데다 기업이익이 회복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2016회계연도 연봉 최고액은 스톡옵션 등으로 9850만달러(1112억원)를 받아간 차터커뮤니케이션스의 토머스 러트리지 CEO에게 돌아갔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는 1110만달러(125억 원)를 받아가 전년보다 연봉이 6.7% 올랐다. 퀄컴은 분석대상 기업의 평균적 모습을 보였다.

연봉이 깎인 CEO도 있다. GE를 이끄는 제프리 이멜트의 지난 회계연도 연봉은 2130만 달러(240억원)로 전년보다 35% 깎였다. 이는 저유가로 GE의 유전서비스 부문 이익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GE는 임원 연봉을 원래 계획의 80%만 주기로 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팀 쿡 CEO도 연봉이 깎였다. 쿡 CEO의 연봉은 870만 달러(98억원)로 전년보다 15% 떨어졌다. 아이폰 판매가 9년 만에 처음 줄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분석대상 104개 기업 중 CEO가 여성인 곳은 3곳에 불과했다. 휴렛팩커드(HP)의 멕 휘트먼 CEO는 3560만달러(402억원)를 받아, 전년보다 2배 이상을 가져갔다.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CEO는 전년보다 65% 많은 3270만달러(369억원)를, 캠벨수프의 데니스 모리슨은 전년보다 37% 많은 1290만달러(146억 원)를 각각 챙겼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