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나노텍, 피에조 마이크 첫 수주…모바일 음향 혁신 막올랐다

미래나노텍이 세계 최초 압전식(피에조일렉트릭) 멤스(MEMS) 마이크로폰 수주에 성공했다. 피에조 멤스 마이크는 방수·방진, 음성인식 성능이 뛰어나 모바일 음향 분야 '꿈의 기술'로 불린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신사업이 첫 결실을 거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베스퍼는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양산 공급을 앞뒀다. 미래베스퍼는 미래나노텍(대표 김철영)과 미국 베스퍼가 설립한 합작사다. 미국 고객사로부터 상반기 300만 개 물량을 수주했다. 다음달 초도 물량을 양산해 5월 선적한다.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예시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예시

미래베스퍼 마이크는 글로벌 반도체 회사 Q사 플랫폼에 채택, 미국 회사가 출시하는 사물인터넷(IoT) 스피커에 들어간다. Q사가 자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미래베스퍼 마이크를 함께 공급한다.

미래베스퍼 마이크는 기존 제품과 기술 방식, 구조가 모두 다르다. 기존 정전용량식(Capacitive) 멤스 마이크에는 진동판이 들어간다. 피에조 멤스 마이크는 이를 압전물질로 대체한다. 덕분에 구조가 단순하고 자체 방수·방진 기능을 갖는다. 정전용량식 멤스 마이크는 방수·방진을 구현하려면 별도 메시를 씌워야 했다.

피에조 멤스 마이크는 무엇보다 잡음 소거(Noise Cancellation)에 강점이 있다. 원거리 음원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능이 탁월하다. 첫 고객사가 IoT 스피커 제조사인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베스퍼 고객사가 출시할 IoT 스피커는 음성인식으로 작동한다. 사용자 음성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예시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 예시

첫 수주가 성사되면서 이 방식의 마이크가 처음 빛을 보게 됐다. 피에조 멤스 마이크는 신호대잡음비(SNR) 향상, 초소형·저전력화, 인식률 향상 등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실현이 어려운 기술로 여겨졌다.

베스퍼가 피에조 마이크 구현에 쓸 수 있는 멤스 다이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면서 상용화가 급물살을 탔다. 미래나노텍은 이 사업 성장성에 주목, 베스퍼와 물밑 협상을 벌였다. 작년에 합작사 설립에 합의하고 지난 달 법인 설립을 마쳤다.

미래베스퍼는 이번에 'VM1000' 'VM1010' 두 종류 마이크를 생산, 납품한다. VM1010은 VM1000에 소비 전력 절감 기능을 더했다. 두 제품 모두 감도, SNR 등 주요 성능 지표를 기존 정전용량식 마이크 이상으로 구현했다.

생산은 국내에서 이뤄진다. 미래나노텍 계열사 미래시지에스 생산 설비를 활용한다. 미래나노텍은 피에조 멤스 마이크 양산을 위해 지난해 10월 반도체 패키징 회사 시지에스를 인수, 계열사로 편입했다. 인수 대금은 45억원이다. 다음달부터 피에조 멤스 마이크 생산을 시작한다.

미래나노텍은 신사업 추진 후 첫 결실을 거뒀다. 회사는 광학 필름이 주력이었지만 매출 다변화를 위해 멤스 마이크 사업을 추진했다. 멤스 마이크 시장은 연간 13%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연계한 IoT 기기가 뜨면서 유망 산업으로 부각됐다. 음성인식이 기기-사용자 간 주요 소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미래나노텍 관계자는 “올해 성공적으로 피에조 멤스 마이크로폰을 출시해 고도 성장 중인 멤스 마이크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면서 “향후 회사 주력 분야로 키우기 위해 시장 상황에 맞게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