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TV까지...대형가전으로 'PB제품' 확산

전자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대형 가전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자랜드 PB제품 '아낙' 40인치 TV.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전자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대형 가전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자랜드 PB제품 '아낙' 40인치 TV.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롯데하이마트가 선보인 PB제품 '하이메이드' 세탁기
롯데하이마트가 선보인 PB제품 '하이메이드' 세탁기

소형 생활가전에 국한돼 있던 자체브랜드(PB) 가전제품이 올해를 기점으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대형 가전으로 대폭 확대된다. 유통업계는 PB 가전이 기존 제품의 유통보다 수익성이 좋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실속형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 PB 가전 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전자유통업계가 올해 PB 가전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론칭한 PB '하이메이드'에 올해부터 대형 가전을 대거 늘리고 하이메이드 코너도 연내에 전 지점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월 하이메이드를 론칭했다. 그 당시 청소기·드라이어 등 생활가전과 전기레인지·밥솥 등 소형 주방가전, 정보기술(IT) 부문 액세서리 등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하이메이트 총 품목이 300여개로 늘었지만 대부분 중소형 가전과 액세서리다. 올해부터는 대형 가전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하이메이트 제품으로 6㎏ 용량의 세탁기를 처음 도입, 초기 물량 1500대를 두 달 만에 조기 매진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서희진 하이마트 잠실점 지점장은 “우수한 가성비로 PB 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지난 1월부터는 매장에 PB 제품으로 꾸린 별도 코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PB 제품 도입을 더욱 늘릴 예정이다. 현재 확정된 것은 4월 식품건조기, 7월 11㎏ 용량 세탁기다. 대형 가전 PB 제품은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전국 20여개 매장에서 운영하는 하이메이드 전문 코너를 연내에 전점으로 확대한다.

가전 양판점 PB 강화는 수익성 상승을 노린 조치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약 1%이던 PB 비중을 3%까지 확대할 전망”이라면서 “초기에 일부 소형 제품 중심으로 PB 제품을 출시했지만 지난해부터 에어컨 등 대형 가전 위주로 공동기획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 관련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PB는 기존 브랜드 제품 대비 마진율이 5~10%포인트(P) 높고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가전양판점 최초로 40형 LED TV를 PB제품 '아낙 TV'로 출시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가전양판점 최초로 40형 LED TV를 PB제품 '아낙 TV'로 출시했다.

전자랜드도 PB 제품 확대에 나선다. 그동안 '아낙'이라는 브랜드로 안마의자, 소형 가전 등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대형 가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40인치 TV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 가전에 관심이 높아졌다. 전자랜드는 하이센스 TV를 도입, 품질과 가격을 모두 잡은 것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노브랜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이마트도 현재 소형 가전과 액세서리 중심인 노브랜드 가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PB 가전 확대는 중소가전 제조사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PB 제품과 중소가전업체의 제품이 경쟁 구도가 되는 것은 부담이다. 자칫 중소업계가 PB용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

중소가전업체 관계자는 “가전 시장 경쟁이 치열해 (중소가전업계가) PB 제품용으로 공급하는 등 판매처 다각도에 적극”이라면서 “가전 시장에도 실속형 소비 추세가 확대되고 있어 PB 제품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