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0나노대 D램 핵심재료 공급사 선정

SK하이닉스 D램 생산라인 현장.
SK하이닉스 D램 생산라인 현장.

SK하이닉스 10나노대 D램 핵심 재료 공급사가 최종 선정됐다. 지난 10년간 제1 공급사 지위를 누렸던 유피케미칼이 탈락하는 대신 관계사 SK트리켐이 신규 공급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SK트리켐은 SK머티리얼즈와 일본 트리케미칼이 합작해 세운 법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x D램(개발코드명 아리우스) 핵심 생산 재료인 지르코늄(Zr)계 고유전율(하이-K) 프리커서(Precursor) 공급사로 메카로, 솔브레인, SK트리켐을 선정했다. SK하이닉스 실무진은 이번주부터 각사 생산라인을 돌면서 실제 공급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매각된 유피케미칼과 신규 거래를 희망했던 한솔케미칼은 최종 탈락했다. 제2 공급사였던 메카로가 유피케미칼을 제치고 제1 공급사 지위를 갖게 됐다. 50% 이상 물량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거래 관계를 갖고 있던 솔브레인과 신규 편입된 SK트리켐이 메카로와 함께 SK하이닉스에 하이-K 프리커서를 공급한다. SK트리켐의 재료는 아직 양산성 검증이 끝나지 않아 일러야 하반기부터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공급량이 많은 업체는 메카로, 솔브레인, SK트리켐 순이지만 SK트리켐이 수율, 양산능력 등을 빠른 속도로 확보해 나간다면 향후 이 순위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설명이다. 이 경우 SK트리켐 모회사인 SK머티리얼즈 수혜가 예상된다. 솔브레인 역시 SK하이닉스 현업 실무진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프리커서는 화학 반응으로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용매 형태 물질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는 전구체(前驅體)라고도 부른다. 건물 외벽이나 옥상 바닥에 바르는 방수 페인트 정도로 비유할 수 있다. Zr계 프리커서는 유전율이 높은 하이-K 특성을 갖고 있다. D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커패시터 위에 원자층 단위로 얇게 증착된다. 커패시터는 전하 저장 유무에 따라 0과 1을 판단한다. 그러나 회로 선폭이 좁아지면서 커패시터 전류 누설이나 간섭 현상이 심해졌다. 하이-K 프리커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핵심 재료다. SK하이닉스 1x D램 생산에 활용될 하이-K 프리커서는 기존 2z D램(개발코드명 데네브) 재료에서 희석재로 활용되던 노멀핵산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한편 구조를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500억~7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SK하이닉스의 신규 D램 하이-K 재료 공급사 선정이 끝났다”면서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1x D램을 양산하게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x에 이어 1y(다빈치), 1z(리젤) D램 커패시터에 증착할 하이-K 재료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물질이 변경되거나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신규 공동 개발도 이번에 선정된 협력사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