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원톱 조성진 부회장...“현장에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지난해 12월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조성진 부회장. 이사회 의장까지 맡았다. 집무실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 30층에 있다. 하지만 지난 100여 일 동안 이곳에서 그를 볼 수 있는 날은 많지 않다. 국내외 LG전자 사업장과 전시회 등 현장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여의도 트윈타워와 가산동, 창원, 구미, 평택 등 전국 각지를 오가며 현장을 최우선으로 챙긴다.

조 부회장은 CEO 부임 이후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빌트인·주방가전 전시회 'KBIS 2017',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에 잇따라 참석했다. 빡빡한 전시회 일정을 소화하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LG전자 유럽본부, 폴란드 가전 공장도 방문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온 조 부회장의 경험과 철학 때문이다.

LG트윈타워
LG트윈타워

국내에서도 조 부회장의 현장 행보는 이어졌다. 그는 취임 후 첫 업무보고를 서울 가산동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에서 받았다. 지금도 매주 경남 창원 사업장, 경북 구미 사업장,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산동 MC 연구소 등 전국 각지를 오가며 현장을 챙긴다.

조 부회장이 전국 각 사업장을 다니면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LG 아이덴티티'다.

그는 “디자인만 봐도 LG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한다. LG 로고가 없어도 LG전자 제품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라는 의미다.

일례로 지난해 론칭한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핵심 디자인을 주요 가전제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LG 시그니처 냉장고의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디자인은 북미향 인스타뷰 냉장고에 적용했다. LG 시그니처 냉장고, 세탁기, 올레드 TV, 공기청정기는 동일한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LG전자_시그니처
LG전자_시그니처

에어컨, 공기청정기를 아우르는 에어솔루션 제품도 일체화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북미 주방 가전에서는 블랙 스테인리스 스틸 시리즈로 주방 공간의 고급화를 강조했다.

모바일 사업에서도 LG 아이텐티티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많은 스마트폰 중 LG 제품임이 한 번에 눈에 띄도록 디자인을 대폭 개선했다. LG전자는 G6에 5.7인치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세계 최초로 18대 9 화면비를 채택했다. 기존보다 더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보여주고, 영상 시청 몰입도도 높다는 평가다.

조 부회장 대표 키워드는 '품질'이다.

조 부회장은 LG전자가 세계 최고 가전 기업으로 올라서게 한 주역이다. 이제는 가전에서 쌓은 노하우와 성공 DNA 중 하나인 '품질경영'을 모바일 사업에 집중 이식중이다.

조 부회장이 강조한 품질 지침은 △기본 준수와 약속 이행 △임의 개발일정 단축 금지 △신기능, 신기술, 신공법, 신재료에 대해 부품 자체 검증은 물론 제품에 적용해서 성능과 연결된 검증도 반드시 할 것 △컴플라이언스 이슈는 양산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 △신뢰성과 양산성이 검증되지 않은 부품은 절대 사용 금지 등이다.

그는 품질과는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전 사업장에 수시로 전파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제품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피드백을 주는 CEO로도 유명하다. 그는 스마트폰 30대 가량을 곁에 두고 수시로 살펴보고 분해·조립한다. LG 트윈타워 집무실 앞에는 올레드 TV,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를 설치두고 직접 사용한다. 집무실 바닥을 카펫에서 나무 재질로 교체해 무선 청소기 기능을 살펴본 일화도 유명하다.
조 부회장 취임 이후 보여준 디자인 경영과 품질 혁신 행보로 회사 안팎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높다. LG전자 주가는 조 부회장 취임 직전 4만4900원에서 최근 6만원대 후반까지 3개월여 만에 50%나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7000억원대로 추정한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