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선천적 조로증 환자의 노화 회복 메커니즘 규명

박상철 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석과교수(왼쪽)와 이영삼 교수가 조로증후군 환자의 노화를 회복할 수 있는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박상철 DGIST 뉴바이올로지전공 석과교수(왼쪽)와 이영삼 교수가 조로증후군 환자의 노화를 회복할 수 있는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손상혁)은 박상철 뉴바이올로지전공 석좌교수(웰에이징연구센터장)와 이영삼 교수 연구팀이 일반인보다 노화 진행이 10배 빠른 허치슨 길포트 조로증후군(HGPS) 환자의 노화를 회복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HGPS 환자의 노화를 개선하는 약물을 발굴하고, 그 약물을 활용해 노화 회복이 가능한 작용원리를 밝혀냈다.

대표적 희귀 선천성 조로증 질환 가운데 하나인 HGPS에 걸린 환자들은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성장 저하와 함께 피부 주름, 탈모, 시각 이상, 심혈관 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질환을 동반한다.

HGPS 환자는 일반인 보다 노화 진행이 약 10배 정도 빠르게 진행돼 평균 수명이 13살 정도로 알려져 있다. 노화 제어 연구에 있어 HGPS 환자의 생체 기능 개선 및 노화 해결은 학계의 큰 숙제로 남아있었다.

DGIST 연구팀은 HGPS 환자로부터 얻은 섬유아세포(Fibroblasts)의 노화 진행 단계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감소로 인해 증가하는 활성산소에 주목했다.

약물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활성산소를 제어할 수 있는 약물로 'Y-27632'을 발굴했으며, 이 약물이 미토콘드리아 자체 기능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포 내에서 에너지 및 물질 대사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는 활성산소 증가, 에너지 생성 효율 저하 등으로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세포 노화가 진행될 때 'ROCK' 단백질 활성화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사이 분자적 인과관계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Y-27632' 약물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과 함께 HGPS 환자 세포 특징인 핵막 변성과 유전자 손상 감소를 통한 노화 세포 기능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박상철 석좌교수는 “노화를 제어하는 수단을 새롭게 발굴했고, 노화에 따른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억제 및 회복을 통한 노화 세포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 이번 연구 의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노화 동물 모델 및 조로증 동물 모델 효능 검증 등을 통해 인간의 건강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노화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에이징 셀(Aging Cell)'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