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담 with G밸리 CEO]박관병 이지렌탈 대표

[다담 with G밸리 CEO]박관병 이지렌탈 대표

“눈에 보이는 건 다 대여 가능합니다.”

박관병 이지렌탈 대표는 누구나 마음껏 빌려 쓰는 세상을 꿈꾼다. 인테리어 소품부터 노트북PC, 사무용 기기, 자동차까지 어떤 물건이든 가능하다. 갖기엔 부담스러운 제품도 빌리면 부담을 덜 수 있다.

박 대표가 렌탈 사업에 뛰어든 건 한 권의 책 때문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지은 소유의 종말이다.

박 대표는 “1999년 장교로 제대했을 때 아내가 추천해줬다”면서 “책에서는 소유의 시대가 가고 공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소개했다.

예측은 적중했다. 실제로 15년 전만 해도 1조원이던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25조원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노트북PC 대여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규모가 작아도 고객 요구에는 100% 맞췄다. 자본금이 없어 구입하기 어려운 제품은 대형 업체에서 직접 돈을 주고 빌린 후 재대여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워도 고객 신뢰를 쌓는 데 집중했다.

박 대표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입소문을 타고 문의가 쇄도했다. 사업 초기 16대 대통령 후보 캠프 IT기기 지원을 시작으로 39회 동시지방선거·17대 대선 후보 캠프·18대 대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등 각종 선거에 필요한 IT기기를 제공했다. 안정성이 생명인 선거 관련 물품 지원을 완벽히 마무리하면서 제6회 동시지방선거 선거, 20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에 이어 올해 대선 사전투표에도 참여하게 됐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와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공식렌탈사에 선정되면서 국제 규모 대회도 치러냈다.

박 대표는 “이지렌탈은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급성장해왔다”면서 “취급 품목도 전산장비부터 사무용 가구, 캠핑장비, 행사용품까지 3000여 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지렌탈 지난해 매출액은 150억원에 달했다. 종합 렌탈회사로 도약했다. 50여명 직원이 힘을 모은 결과라고 박 대표는 공을 돌렸다.

그는 “직원들이 일할 맛이 나야 회사가 지속가능할 수 있다”면서 “회사일 때문에 가정생활에 소홀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말하는 직원 복지는 정당한 급여와 여가다. 특히 급여는 박 대표가 더 챙긴다. 15분 쿼터제도 박 대표가 도입했다. 정해진 근무 시간을 넘기면 15분 단위로 수당을 지급한다. 10시간 넘으면 두 배다. 1년에 두 번 여행비용도 지원한다. 주식상장을 검토하는 이유도 직원을 고려해서다.

매주 수요일은 이지렌탈 가족의 날이다. 퇴근 시간을 앞당겨 가족과 함께 보내도록 배려했다. 생일자는 물론 어버이날, 어린이날까지 다 챙겨준다. 박 대표는 힘들었던 시절을 기억하며 매년 소외계층에게 컴퓨터 200대도 기증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제는 단순 대여에서 공유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라면서 “렌탈 제품을 대기업 위주에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수한 중소기업 것으로 전환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