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너도나도 뛰어드는 OTT 각축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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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의 TV'라고 불리는 'OTT' 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OTT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OTT 하면 '넷플릭스'가 떠오르지만 아직 국내 시장 1위 사업자는 없다. 모두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지상파 방송사,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이 약속이나 한 듯 OTT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OTT 사업 강화, 왜?

아직까지 국내 시장은 'OTT 무덤'으로 불린다. 국내 유료방송 요금이 외국에 비해 저렴해 OTT '코드커팅'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 등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해외에서는 넷플릭스 가입자가 늘면서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이가 늘었다.

OTT 무덤이지만 사업자는 OTT 투자를 늘리고 있다. 언젠가 국내 시장이 열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5세대(5G) 등 망 고도화로 IP 기반 방송 서비스가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모바일 미디어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른 매체와 달리 모바일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 OTT시장은 성장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국내 OTT 서비스 시장은 2015년 약 3178억원에서 2016년 4884억원으로 성장했다. 약 53.7%에 이르는 급격한 성장세다.

비실시간 시청 행태도 늘고 있다. 유료방송사 2015년 주문형비디오(VoD) 매출은 6380억원이다.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VoD 시장은 2012년 2986억원, 2013년 4331억원, 2014년 5674억원 등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콘텐츠를 몰아보는 이가 늘고 있다는 것은 OTT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 방송시장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OTT 시장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방송광고시장 정체로 방송시장 전반이 침체됐고, 소비자의 유료방송 지불의사가 높아질 가능성도 낮다. 새로운 먹거리인 OTT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슈분석]너도나도 뛰어드는 OTT 각축전

◇가입자를 늘려라

OTT 사업자가 무료서비스를 앞세워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일단 덩치를 키운 뒤 메이저 사업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슈분석]너도나도 뛰어드는 OTT 각축전

CJ E&M은 CJ계열 실시간 채널 전면 무료화를 선언했다. 현재 티빙 고객은 누구나 tvN, Mnet, 온스타일 등 160개 실시간 티빙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전략은 통했다. 티빙 신규 회원 가입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CJ헬로비전도 실시간 채널 무료 카드를 꺼냈다. CJ헬로비전은 OTT 기기 '스틱(구 티빙스틱)'을 출시했다. 5만9900원짜리 스틱만 사면 CJ계열 등 200여개 실시간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딜라이브도 무료 콘텐츠를 늘렸다. OTT기기 딜라이브 플러스로 영화, 영어, 엔터테인먼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장르의 무료 콘텐츠를 매달 제공한다. 현대HCN 에브리온TV도 로그인 없이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 U+비디오포털은 무료 콘텐츠를 데이터 소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도 무료관'을 선보였다. 매월 50편의 최신 무료영화와 드라마·애니메이션 등이 업데이트된다.

◇전망은?

OTT는 중장기적으로 콘텐츠 포맷과 유통 다양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유료방송 플랫폼은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제한적이었다. OTT 등장으로 기존 플랫폼 프로그램 포맷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며 유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연구위원은 “OTT로 인해 콘텐츠 유통 창구가 넓어지면서 1인 방송, 클립 등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OTT는 국내 유료방송 보완재 역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료방송 가격이 해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OTT 무료 가입자가 많은 것도 당장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이다. 아직 제값을 내고 콘텐츠를 보려는 이가 적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박사는 “국내 OTT는 무료나 저가 가입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가입자 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은 유료방송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사업자는 미래에 대비해 OTT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