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 줄이고 반등 성공한 대형마트…PB상품·특화매장 주효

가격경쟁 줄이고 반등 성공한 대형마트…PB상품·특화매장 주효

장기불황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시장 확대로 성장이 멈췄던 대형마트 업계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나친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자체개발상품(PB) 확대, 체험형 등 특화 매장을 오픈하며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전년대비 8.6% 늘어난 5469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3100억원 추정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롯데마트는 97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해외사업부의 1240억원 손실을 제외한다면 국내에서 270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은 3사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던 2012~2013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반등에는 성공한 모습이다. 2000년대 황금기를 보냈던 대형마트 업계는 2013~2014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격적인 행보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배송과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지며 이마트를 제외하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매출이 수년째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신규 출점 규제로 인해 양적 성장도 한계에 직면하자 대형마트의 시대는 끝이 났다는 전망까지 흘러나왔다.

가격경쟁 줄이고 반등 성공한 대형마트…PB상품·특화매장 주효

하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이후 과감한 온라인 투자와 PB상품 개발, 창고형 매장과 체험형 매장 등 특화매장을 선보이는 등의 노력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마트 간 최저가 경쟁을 지양했던 것도 반등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형마트 업체들은 과거 '삼겹살 데이' 등 특정 마케팅을 벌일 때면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10원 단위로 가격을 내리는 등 치열한 마케팅을 벌여왔다. 하지만 최저가 마케팅이 '제 살 깎기'라는 것을 인지했다. 실제 고객 유인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으로 지나친 가격 경쟁을 지양한 것이 영업이익 개선에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소셜커머스 등 이커머스 업계는 현재까지 '최저가 경쟁'을 벌이며 쿠팡·티켓몬스터·위메프·11번가 등은 총 1조원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위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커머스 공세를 견뎌낸 대형마트 업계와 상반된 상황이다.

PB상품 증가도 원인으로 영업이익 개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 PB상품을 강화했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가성비와 편리성을 앞세운 PB상품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1인 가구와 혼밥족 등 인기에 전략이 주효했고 집객효과까지 벌어져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

전자기기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 풋샬경기장 매장 '풋살파크' 등 특화매장도 주효했다. 단순 물건만 구매하는 마트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매장을 선보였고 고객들이 장기간 체류하자 매출도 늘어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계가 가격경쟁을 탈피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다양한 마케팅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고객들도 단순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는 시기는 지났다. 대형마트도 특화 상품, 자체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