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정확성 10배 높인 조류인플루엔자 진단키트 개발...AI 피해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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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현장진단과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계획
AI 현장진단과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계획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확진 능력을 10배 높인 첨단 진단 키트가 개발됐다. 철새나 농가 가금류 AI 진단 정확성이 높아지면 피해를 조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14년 개방형 연구사업(ORP)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AI 현장 진단 및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사업을 선정, 지원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이석 KIST 책임연구원(공동 단장) 주축으로 3년 동안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기간은 올 6월 말까지다.

KIST는 현장 진단 일회용 키트의 '바이러스 진단 민감도'를 기존 대비 10배 향상시켰다. 지금도 현장에서 일회용 진단 키트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검출 한계 농도가 1만EID50/㎖으로 민감도가 낮아 AI에 걸린 철새나 가금류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 100~1000EID50/㎖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진단 키트를 개발한 김상경 KIST 박사는 “정밀 확진 센서가 적용된 키트는 10배 더 적은 양의 AI 바이러스까지 측정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면서 “민감도가 좋다는 것은 AI가 걸린 가금류, 철새를 지금보다 더 잘 파악해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반응 방식도 기존의 스트립 타입에서 반도체를 이용한 '전자식'으로 바꿨다. 기존 키트는 임신테스트 기기처럼 AI 바이러스 샘플을 넣으면 줄이 나타나는 스트립 형태다. 이번에 개발된 일회용 진단 키트는 반도체 바이오센서를 이용한 전자식이다. 연구실에서 반도체 바이오센서 기반의 고감도 바이러스 검출 기술을 적용하니 100분의 1까지 바이러스 측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실이 아닌 현장에서 사용될 때는 성능이 10배 이상일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단은 이 밖에 기존 스트립타입 키트의 양성 반응 선이 진하게 나타나는 것도 개발했다. 양성 반응인 경우 육안 판별 때 선이 흐릿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또렷하게 개선, 지금보다 2~3배 민감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송창선 건국대 교수는 “현재 지속 테스트 중인데 민감도 성능 개선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크기는 노트북만하다”면서 “크기를 줄이는 일은 반도체 문제로 3년 후엔 임신테스트기만큼 작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부터 발생한 AI로 살처분된 가금류는 총 3200만마리를 넘어섰고, 보상비도 3000억원에 이른다. 2014년에도 AI로 살처분된 가금류는 약 1400만마리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