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충전소, 같은 규격 SM3 ZE 못쓰게 차단

테슬라가 하남 스타필드에 운영 중인 데스티네이션 충전소.
테슬라가 하남 스타필드에 운영 중인 데스티네이션 충전소.

테슬라의 국내 충전기 운영 방식이 논란이다.

우리나라 공용 충전소는 테슬라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열어 놓았지만 테슬라 충전소는 외부 차량의 사용을 막고 있다. 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는 것이어서 강요할 수는 없지만 다른 제작사 전기차도 충전하도록 한 형평성에 배치되는 행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오픈한 전기차 '데스티네이션 충전소(완속)' 사용자 인증에 필요한 통신 프로토콜을 테슬라 전기차만 인식하도록 별도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전기차 민간 보급이 시작된 이래 자사 고객 보호를 위해 충전소에 경고 문구를 표시한 사례는 있지만 아예 시스템으로 사용을 금지시킨 것은 처음이다.

현대자동차나 BMW코리아 등은 자체 예산을 들이고도 다른 충전 규격 전기차에 개방했다. BMW는 2014년 포스코ICT를 통해 서울·수도권 100여개 이마트에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별도의 제재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도 최근 전압 방식은 다르지만 기존의 AC3상 방식 개방형 급속충전기를 테슬라 고객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한전이 전국에 구축한 200여개 충전소도 테슬라 고객이라면 값싼 전기료로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자체 예산을 들여 자사 고객을 위해 구축한 충전소인 만큼 개방하지 않겠다는 내부방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앞으로 자체 완속충전소를 전국 백화점과 유통점 등 생활편의시설 위주로 확대할 예정이어서 다른 전기차 고객의 혼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기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고객은 전국 200곳 이상 공용 급속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는데 반해 테슬라는 다른 전기차의 충전을 막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전기차 시승 행사를 하고 있는 매장의 충전소 사용은 막더라도 긴급하게 충전해야 하는 다른 이용자를 배려해 일반 충전소는 개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테슬라 전기차 충전 규격은 '타입(Type)2'로 르노삼성 전기차(SM3 Z.E.)와 충전 핀(Pin) 규격 및 인입 형태가 같아 사용할 수 있다. 테슬라는 올해 전국에 '슈퍼차저(급속충전소)' 5곳과 '데스티네이션차저(완속충전소)' 25~30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하남 스타필드에 운영 중인 데스티네이션 충전소.
테슬라가 하남 스타필드에 운영 중인 데스티네이션 충전소.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