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에 AI 접목한다

삼성전자 이동형 CT 장비 '세레톰'
삼성전자 이동형 CT 장비 '세레톰'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에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킨다.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구급차 등에서 이동형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와 AI로 뇌출혈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다양한 의료기기에 AI를 접목, 기기 활용도를 높이면서 기존 의료기기 전문업체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회사 뉴로로지카가 이스라엘 의료 영상 전문 기업 메디매치와 손잡고 이동형 CT 장비에 AI 기술을 접목시킨다.

양사 협약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급차에 탑재, 뇌졸중 응급 조치에 사용하는 이동형 CT 장비 '세라톰(CereTom)'에 메디매치 AI 기술을 적용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구급차에 설치한 이동형 CT로 뇌출혈이나 혈전 등 환자 상태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응급 환자 치료에도 전기가 될 전망이다.

뉴로로지카는 삼성전자가 2013년 인수한 회사로, CT 등 의료 영상 장비를 개발한다. 메디매치는 의료 영상 전문 기업으로, 의료 영상과 이미지를 딥러닝 기반의 AI로 분석해 뇌출혈 등 질병을 진단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혈전 등으로 인한 뇌졸중 환자에게 처방하는 혈전용해제는 발병 후 3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가 높다. 이 때문에 신속한 진단과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AI를 적용한 CT 장비를 이용하면 병원 도착 이전에 환자에 대한 의사 판단을 도와줘 촌각을 다투는 뇌질환 환자 처치가 개선될 전망이다.

AI 적용은 의료기기 시장에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의료기기는 더 정확한 정보를 획득해 의사에게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AI를 적용하면 정확한 정보와 함께 이를 분석하는 능력까지 더해진다. 딥러닝 기반의 AI 진단 기술은 데이터를 축적할수록 진단 정확도가 계속 향상된다. AI 발전과 함께 의료장비 보급과 활용도가 동반 성장하는 것이 기대된다. CT 장비뿐만 아니라 X레이나 초음파 진단기기 등 다른 의료기기에 AI를 확대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이동형 X레이와 CT 장비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7.6% 성장, 84억1000만달러(약 9조3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동형 CT 장비 세라톰에 딥러닝 기반의 AI를 적용하면 긴급을 요하는 뇌졸중 환자 등의 진단과 처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면서 “의료기기와 딥러닝 기반의 AI를 접목하는 것은 시장에 새로운 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