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실크로드 2017]정보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상품 아닌 '경험' 팔아야"

“온라인 쇼핑에서 상품 차별화만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는 상품을 구매하는 경험과 서비스가 편하고 재미있지 않으면 고객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정보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CPO)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지털 실크로드 2017' 기조연설에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소비자에게 '쇼핑 경험'을 판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과 제조공정, 시스템 고도화에 따라 쇼핑 정보가 증가하면서 고객 선택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정 부사장은 높아진 고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쇼핑 서비스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보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CPO)이 5일 코엑스에서 열린 디지털 실크로드 2017에서 기조연설했다.
정보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CPO)이 5일 코엑스에서 열린 디지털 실크로드 2017에서 기조연설했다.

그는 “유통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모바일로 무게를 옮기면서 고객 요구사항도 진화하고 복잡해졌다”면서 “다양한 기술이 모바일에 접목되고 있지만 고객들은 최신 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최근 등장한 챗봇, 아마존 알렉사 등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주목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하고 데이터가 방대해지면서 개인화 서비스가 중요 키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고객 의도 읽기(Reading Intent)'가 유통업계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이베이는 최근 페이스북 메신저와 제휴한 챗봇 '이베이 샵봇'을 선보였다. 검색어를 입력해 상품을 찾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답하는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구현했다.

정 부사장은 데이터와 위치 기반 서비스, 간편 결제 기술의 융합에 따라 등장한 '온 디맨드 이코노미(On demand economy)'를 새로운 유통 시장 흐름으로 꼽았다. 고객이 원하는 순간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이베이는 현재 미국에서 스마트 배송 서비스 업체 '샤이프'와 제휴해 개인간(C2C) 배송·교환 서비스를 운영한다. 소규모 판매자 배송, 구매고객 교환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배송기사가 물건을 수령하는 서비스다. 우버(Uber)처럼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정보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CPO)
정보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CPO)

정 부사장은 “서비스는 고객 경험이 단순할수록, 커버리지가 넓을수록 빠르게 확산된다”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비효율적 요소를 효율적 가치로 재창출한 것이 이베이가 C2C 마켓플레이스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쇼핑에 감성을 얹어야 고객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물건을 사기 위해 쇼핑 채널을 방문하는 목적성 쇼핑이 점차 감성 쇼핑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부사장은 “기술력 확보는 쇼핑 경험을 차별화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면서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상품 검색부터 배송까지 쇼핑 경험 차별화하기 위해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