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5G 경쟁이 반가운 이유

KT와 SK텔레콤 간 5세대(5G) 이동통신 경쟁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KT가 독주하는 듯 했지만 SK텔레콤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양사는 5G 버스, 5G 테마파크 등 5G를 미리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놓았다.

약속이나 한 듯 '2019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자존심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G 상용화를 위해 양사가 펼친 그동안의 경쟁은 워밍업에 불과할지 모른다.

불현듯 2011년의 데자뷔를 실감한다. 당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 4G 롱텀에벌루션(LTE)의 최초 상용화 레이스가 볼 만 했다. 양사에 이어 KT도 LTE 경쟁에 가세, LTE 진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경쟁 주체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4G)에서 KT와 SK텔레콤으로 바뀌었지만 4G, 5G 등 새로운 통신 시대로 진입이라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4G는 이론상 3G보다 다운로드는 5배, 업로드는 7배 빠르다. 5G는 4G보다 1000배 빠르다. 5G 응답 속도는 0.1초 미만으로, LTE 지연 속도의 50분의 1 수준이다.

5G가 상용화되면 LTE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 PC통신에서 초고속인터넷으로의 변화로 비유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 싶다.

3G가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서막을 열었고, 4G는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에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4G가 초래한 변화는 스마트폰, 이른바 손 안에서의 변화다. 4G 상용화 이후 곳곳에서 초고화질 동영상을 끊어짐 없이 볼 수 있게 됐고, 대용량 파일을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됐다.

5G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VR) 등과 결합해 일상을 기존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5G의 엄청난 전송 속도와 반경 1㎞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개를 동시에 연결하는 광범위한 연결성, 초저 지연을 바탕으로 커넥티트카를 비롯한 자율주행차와 VR 등 첨단 기술이 광범위하게 상용화되는 데 대동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5G 없이 4차 산업혁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장밋빛 전망과 달리 KT와 SK텔레콤의 5G 행보가 과속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5G 국제표준이 2019년 상반기에 완성 예정이고, 5G 규격에 맞는 단말 출시에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속도 조절을 주문한다.

네트워크 구축이 5G 선점을 담보하는 게 아니라면서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비스, 콘텐츠, 단말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모두 옳은 지적이다. 공감한다.

리스크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5G 경쟁이 반가운 건 파급 효과 때문이다. 이통사의 투자는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 자양분 역할을 했다. 이통사의 투자 감소가 ICT 생태계에 직격탄으로 작용한 사례를 이전에도 수차례 목격했다.

5G 투자는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투자 기간도 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보다 많은 영양제가 ICT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투입되는 셈이다.

바라건대 5G 경쟁이 투자 경쟁을 넘어 미래 산업 경쟁으로, 이용자 편의 증진으로 확전됐으면 한다.

김원배 통신방송부 데스크 adolfkim@etnews.com

SK텔레콤이 새롭게 선보인 웰컴투5G코리아 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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