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지율 1·2위 경제정책 충돌이 오히려 반갑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약속이나 한듯 경제계에서 한판 붙었다.

문 후보는 중소기업중앙회, 안 후보는 대한상의를 각각 찾았다. 단체 특성으로 본다면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표하고, 대한상의는 전경련의 빈자리를 지키면서 상대적으로 대기업 위주 활동을 한다.

이 특성을 고려한 듯 두 후보는 기업정책 철학을 소신있게 피력했다. 문 후보는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다른 부처 조정엔 신중하더라도 '중기벤처부'는 반드시 만들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대기업 횡포에 대한 강력한 규제·정책의지도 내비쳤다. 중소·소상공인을 위한 특별 정책도 다수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안 후보는 우선 정부 주도를 민간 주도로 돌려세우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정부에 의한 기업 규제는 최소화하면서 혁신해 나가되 오히려 등한시돼 온 사후 감시와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폈다. 기업 정책 관련 거버넌스를 앞세우기보다는 민간 기업이 먼저 혁신하고, 성장 동력을 찾고, 기업이 적극적으로 뒤에서 밀어 주는 방식의 협업을 펴겠다는 전략도 소개했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의 전략은 어느 것이 맞고 틀린 것이 없다. 어느 쪽이 차선이고 차악인 지도 지금으로선 선을 그을 수 없다.

다만 이렇게 정책과 방향 경쟁을 하다 보면 최악의 위기에 빠진 우리 기업과 경제를 위한 타개책이 다듬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인신 공격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는 것이 현실 정치고 선거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1·2위 간 선명성 경쟁도 좋지만 서로 빈곳을 채울 수 있는 정책과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더구나 상대방 의견과 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과 접근법으로 더 좋은 안을 만들 '참고안'이라면 경쟁이 더 좋은 일이다. 양강의 주자가 보여 준 날선 경제 정책 대결이 앞으로 우리 경제 회복과 기업 성장의 좋은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

이진호 산업경제부 데스크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