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정보 전담 부서 신설 추진..의료 ICT 육성 본격화

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 전경

정부가 보건복지부 내 의료정보 전담과 신설을 추진한다. 역점사업으로 진행하는 병원 간 진료정보 교류, 원격의료를 전담한다. '의료정보' 활용을 포함한 국가차원 의료정보종합전략을 수립한다.

16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행정자치부와 보건의료정책실 소속 의료정보정책과 신설을 논의 중이다. 상반기 내 '보건복지부와 소속기관 직제'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한다.

김강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료와 ICT 접목은 4차 산업혁명 환경에 필수”라며 “구심점 마련을 위해 행자부와 의료정보정책과 신설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의료정보정책과는 작년 말 의료IT를 전담하기 위해 구성한 '디지털의료제도팀'이 모태다. 5명 내외로 구성돼 진료정보교류 시범사업,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을 전담했다. 태스크포스(TF) 성격이던 팀을 과 단위로 확대해 정식 직제로 개편한다. 정부 부처로는 처음으로 의료 ICT 전담 부서가 마련된다.

신설과는 기존 중점 영역인 진료정보교류, 원격의료 확산에 집중한다. 진료정보교류는 환자나 보호자 동의를 받아 다른 의료인에게 진료 기록을 송부하는 과정이다. 의료기관 개별로 추진된 의료정보화 시스템 때문에 전체 병원 약 1%만 전자적 방식으로 정보를 교류한다. 환자가 일일이 CD나 문서형태로 진료정보를 다른 병원에 전달, 불편과 중복·과잉 진료 문제가 지적됐다.

보건복지부 로고
보건복지부 로고

복지부는 진료정보교류 표준 플랫폼을 개발해 분당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등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펼쳤다. 작년 말까지 4개 거점병원과 150여개 의료기관에 적용했다. 진료정보교류 표준을 고시해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올해 추가로 충남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이 거점기관으로 선정됐다. 기관별 최대 200개 병원과 협업해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을 구축한다. 거점기관별 진료정보교류를 확산하고 수가 제공 등 추가 참여 유도 방안도 모색한다.

답보상태인 원격의료 해결책도 구상한다. 현 의료법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지 않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도서벽지 주민, 군 장병 등 취약계층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펼친다. 원격의료법은 지난달 '정보통신기술 활용 의료'로 용어를 변경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 논의됐지만 보류됐다. 다음 정권에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 통과를 위한 대응 마련과 시범사업 확산 방안도 신설과 주된 임무다. 국회 설득과 지자체와 원격의료 사업 모델을 마련한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원격의료 시스템을 이용해 경증장애인 만성질환관리를 하고 있다.(자료: 보건복지부)
장애인 복지관에서 원격의료 시스템을 이용해 경증장애인 만성질환관리를 하고 있다.(자료: 보건복지부)

김건훈 복지부 디지털의료제도팀장은 “지자체와 공동으로 지역 중심 원격의료 확산 모델을 구상할 것”이라며 “신설과가 생기면 원격의료를 포함 진료정보교류 등 중점 사업에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의료정보종합발전전략 마련도 담당한다. 복지부는 작년부터 'ICT 기반 미래보건의료 정책 로드맵'을 수립했다. 2018년부터 5년 이상 중장기 사업을 추진한다. 원격의료 △u헬스케어 △의료정보보안 △의료 빅데이터 등 거시 육성책이 담긴다. 로드맵을 기반으로 의료 ICT를 총괄하는 발전전략을 담당할 전망이다.

부서별로 산재된 의료정보화 업무를 한 곳에 집중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추진동력을 기대한다. 보건산업 핵심 역량인 의료정보화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장점도 있다. 복지부뿐만 아니라 미래부, 산업부, 행자부 등 다른 부처 정보화 업무와 협업이 관건이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직제 개편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