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Now&Future]스마트폰과 전기차가 몰고 온 대역전의 시대

[곽재원의 Now&Future]스마트폰과 전기차가 몰고 온 대역전의 시대

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움직이는 운용체계(OS) 시장에서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를 누르고 처음으로 수위에 올랐다. 매달 150억 페이지 뷰를 체크하는 미 조사회사 스타트 카운터가 지난 3일 발표했다.

안드로이드를 많이 탑재하는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은 것이다. 2017년 3월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37.93%, 윈도는 37.91%였다. 조사회사는 “1980년대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OS시장을 주도해 온 시대는 끝났다”고 분석했다. 3위는 애플 iOS로 13.09%였다. 5년 전만 해도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약 2%에 불과했고 윈도가 약 80%로 압도적이었다. 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는 반면 윈도 아성인 개인용 컴퓨터 시장은 축소해 안드로이드와 윈도 차이가 빠른 속도로 좁혀졌다.

세계 광고시장에서 21년간 군림해온 TV가 마침내 왕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을 통한 광고 성장 바람을 타고 인터넷 광고비가 올해 2000억달러(약 220조원)를 돌파해 처음으로 수위에 오를 전망이다.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광고비는 전년비 13% 늘어난 2050억달러에 달해 전년대비 1% 증가한 TV를 역전한다.

세계 광고시장은 2008~2009년 금융위기로 한때 축소됐지만 최근에는 연 4~5% 안정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전체 성장세를 넘어선 인터넷 광고 점유율은 작년 34%에서 올해 36.9%로 증가하고 2019년에는 41.7%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게 성장이 현저한 것은 개인용 컴퓨터 대신에 정보 단말 주역이 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으로 나가는 모바일 광고가 2015년 전년대비 95% 증가, 2016년 49%증가로 크게 신장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19억명 가까이 이용하는 페이스북과 라인 인기를 배경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한 광고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작년 320억달러를 상회한 광고비는 2019년에는 신문을 넘어설 전망이다. TV는 1996년에 신문을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 공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디지털카메라 출하대수는 약 2400만대로 절정기였던 10년 전에 비해 5분의 1로 줄었다. 스마트폰과 경합하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의 부진 탓이다. 소형 디지털 카메라는 매년 전년비 3~4할씩 줄어 작년은 2008년의 약 10분의 1인 1200만대 출하에 그쳤다.

2007년 첫 선을 보인 애플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등장과 그 10년 발자취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미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 시가총액이 지난 10일 한때 제너럴모터즈(GM)를 넘어 미국 자동차기업에서 1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대서특필됐다. 이에 앞서 3일에는 2위인 포드 모터를 누른지 불과 일주일 새 3위에서 1위로 부상한 것. 테슬라 주가는 10일 한때 주말대비 3.7% 오른 313달러로 시가총액은 약 510억달러(약 56조4000억원)에 달했다. 판매대수가 작년 7만6000대였던 테슬러가 판매규모가 1백배 이상인 GM을 주식시장에서 역전한 것은 성장 기대 때문이다.

출하, 생산 모두 과거 최고 속도로 경신하고 있는 테슬러는 3월 신모델 양산을 위해 약 3조원을 조달했다. 중국 통신서비스 회사인 텐센트에서도 출자 받아 환경규제 강화로 전기자동차(EV)시장의 급확대가 예상되는 중국에서 공장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역전극들은 어찌 보면 전초전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큰 발전을 해 온 과학기술로 경제·사회 환경이 대변혁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들이 두서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과 로봇, 3D프린팅, 드론, 첨단 바이오기술 등으로 정보, 사람, 조직, 물류, 금융 등 모든 사물이 순식간에 전 세계에 연결돼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한 순간에 뒤집히는 대역전의 시대가 온 것이다.

곽재원 서울대 공대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