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스마트폰 업계 물밑 경쟁 치열…난제 기술 상용 여부 관심

'삼성이냐, 화웨이냐, 애플이냐.'

화면 위 지문인식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스마트폰 업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화면 상에 손가락을 대는 것만으로 지문의 모양을 분석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물리적 버튼이 필요없다. 버튼이 사라져 스마트폰 전면을 한결 매끄럽게 디자인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더 늘어난다. 이런 장점에 스마트폰 업계가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기술적 난제로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학식 센서 방식으로 관련 부품 업체들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당초 갤럭시S8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구현할 계획이었다. 미국 시냅틱스 등과 협력해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완성도가 떨어졌고, 출시일은 다가와 결국 스마트폰 후면에 지문인식 버튼을 별도 배치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식버튼을 항상 전면에 뒀다. 후면 지문인식은 LG전자가 주로 쓰던 방식이었다.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후면 지문인식은 낯설고 어색했지만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크기 확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후면으로 뺏다.

그러나 차기작에선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구현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경쟁사보다 먼저 상용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에서는 전면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기능을 꼭 넣겠다는 각오”라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를 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화웨이도 자사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도입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화웨이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구현을 위해 관련 솔루션을 찾고 있다.

완성도 있는 기술은 연내 적용하겠다고 할 만큼 화웨이도 의지가 강하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시냅틱스, 크루셜텍, 구딕스 등이 꼽힌다.

화웨이는 그동안 후면에 지문인식을 탑재해왔다. 화웨이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에 관심을 보이는 건 편리성과 디자인적인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애플의 행보도 관심이다. 애플도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쪽을 향하고 있다. 어센텍을 인수하며, 지문인식 기술을 내재화한 애플은 그동안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특허를 받아왔다.

삼성이나 화웨이와 달리 애플은 자체 기술로 해결하려는 양상이다. 가을 출시 예정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 탑재 여부가 관심이다.

삼성, 화웨이, 애플은 세계 3대 스마트폰 업체다.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기술 차별화를 위해 3사 모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채택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차기 전략 스마트폰에 당장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기술적 해결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디스플레이 위에 지문인식센서가 올라갈 경우 화질을 방해해선 안 된다. 센서의 투명도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디스플레이 후면에 센서를 배치할 경우 지문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다. 지문인식센서 고장시 수리도 어려움이 따른다.

상용화 의지는 강하지만 실제 적용은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애플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최근 나왔다. 코웬 앤 컴퍼니는 애플이 아이폰에 적용하려는 지문인식센서 수율이 낮아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