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경제성장률 전망 줄줄이 UP…과제는 '내수 개선' '위험요인 관리'

[이슈분석]경제성장률 전망 줄줄이 UP…과제는 '내수 개선' '위험요인 관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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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올라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을 시작으로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이 줄줄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도 조만간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경제성장률 상승과 수출 개선, 이에 따른 투자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경기 개선세가 여전히 충분한 수준은 아니며, 지속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공통 견해다.

소비 등 내수가 불안하고 대내외 위험요인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들어설 새 정부가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며 내수를 살릴 대책을 새로 마련하고, 꾸준히 구조개혁·규제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장률 전망 줄줄이 UP…왜?

18일 KDI는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2.4%에서 2.6%로 0.2%P 올렸다. 같은 날 IMF도 기존 전망보다 0.1%P 높은 2.7%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말 수치를 종전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한경연은 작년 12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2016년 9월) 2.2%에서 0.1%P를 낮췄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오히려 0.4%P를 올린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5%에서 2.6%로 0.1%P 상향조정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달 말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조정 폭이 크지는 않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던 상황에서 일어난 변화라 의미가 크다. 우리 경제 개선세가 그만큼 뚜렷해졌고 전망도 밝아졌다는 증거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한 공통 이유는 세계 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증대다.

한국은행은 “세계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유로·일본도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아세안 등 신흥국도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며 우리 수출이 확대됐다. 올해 1~3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늘었다. 2011년 3분기 이후 22분기 만에 최대 증가율이고, 2014년 4분기 이후 9분기 만에 2분기 연속 수출 증가다.

수출 증가는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한은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투자 확대가 전체 설비투자 증가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건설 분야 투자도 작년 하반기 분양 물량 호조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김성태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 5~6년 동안은 당초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됐는데 올해는 전망치와 비슷한 정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리 수출 물량이 늘었는데 특히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아서 경기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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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은 금물…과제는 '내수 개선'과 '위험요인 관리'

작년 말 예상보다 경기가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결코 충분한 수준이 아니며, 지속성도 장담할 수도 없다는 게 공통 지적이다.

주요 기관 예상대로 올해 우리 경제가 2.5~2.7% 성장해도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8%, 2016년 2.8%를 기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한국은행이 2.9%, KDI가 2.5%를 제시해 '저성장'이 고착화 되고 있다는 우려다.

올해 경기 개선 지속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는 소비 등 내수 부진과 산적한 대외 위험요인이 대표적이다. 다음 달 들어설 새 정부가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분야로 내수 개선과 위험요인 관리가 꼽히는 이유다.

소비는 최근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소비는 3개월 연속 감소하다 지난 2월 3.2% 증가(전월대비)로 전환했다. 3월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 고령화 등 구조적 영향과 중국 관광객 감소 등으로 소비 증가세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KDI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실질소득 개선 효과가 축소되고 있고 지난해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 효과가 사라지며 민간소비 증가세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투자도 전망이 밝지 않다. 투자 증가가 반도체, 건설 등 일부에 제한돼 산업 전반으로는 퍼지지 못 했다는 지적이다. KDI는 제조업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정체돼 최근 양호한 회복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창배 한경연 연구위원은 “수출 등 대외 부문과는 달리 대내적으로는 좋은 신호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대선 이후 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불안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금리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관련 중국 보복 등 대외 위험요소도 쌓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주의'가 아직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언제든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고, 구조개혁·규제완화에도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향후 경제정책은 대내외 위험요인 점검 강화와 국민경제 전반 구조개혁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민간 주도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규제개혁과 기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및 주요 기관의 2017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자료:업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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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